중국 AI 사람간 감염 정황 드러나

베이징 2013. 4. 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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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14명 발병·5명 사망7일까지 청명절 연휴에 중국인 대거 방한 '긴장'

신종 H7N9형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중국에서 급속히 확산되면서 지구촌에 AI 공포가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중국에서 확인된 환자는 14명. 이 가운데 4일 2명이 숨져 사망자는 5명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사람 간 전파될 확률이 매우 낮고 대유행으로 진행할 가능성도 적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치사율이 30%를 웃돌고 사람 간 감염 정황까지 나오고 있어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위원회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2월 19일 상하이(上海)에 거주하는 리모(87)씨가 중국에서 처음으로 고열, 기침 등 H7N9 감염 증상을 보인 뒤 3월 7일 상하이 남서부 항저우(杭州)시의 훙모(38)씨에게도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이틀 뒤 항저우시의 북서쪽 추저우시에서 한모(35)씨가 감염됐으며 열흘 뒤 북쪽 쑤첸(宿遷)시와 동쪽 난징(南京)시에서 각각 한 명의 환자가 동시에 발생하는 등 중국 동중부를 중심으로 AI가 확산되고 있다.

감염 경로가 아직 불분명한 가운데 중국 농업부는 상하이시 쑹장(松江)구의 농산물 시장에서 수집한 비둘기에서 감염환자와 아주 유사한 종류의 H7N9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4일 발표했다. H7N9가 조류에서 사람으로 바로 감염되지 않고 돼지를 거쳐 변이돼 인간 전염성을 갖는 기존 AI 바이러스와 성질이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는 H7N9가 일반적인 AI 바이러스와 달리 사람의 코, 목, 기도에서 증식하기 쉽다면서 "이 바이러스는 조류에는 별다른 질병을 일으키지 않지만 사람 몸에서는 심한 폐렴을 일으킨다"고 밝혔다.

사람 간 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소식통은 리씨가 처음 발병해 사망한 후 그의 아들도 이 바이러스 감염 증세를 보이다 수일 만에 숨졌다고 전했다. 리씨의 아들은 바이러스 감염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감염 환자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바이러스 감염경로로 추정되는 조류, 돼지와 접촉하지 않은 환자가 다수라는 점도 사람 간 감염 정황을 뒷받침한다. 감염자 중 가금류나 돼지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된 사람은 돼지고기 판매상 우모(27)씨, 가금류 도축업 종사자 쉬모(45)씨, 4일 숨진 가금류 수송업자(48) 등 4명뿐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 정부는 "아직 사람 간 H7N9 바이러스 감염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감염원과 경로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H7N9이 노약자는 물론 건장한 청년층에게도 치명적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환자 14명 가운데 최소 4명, 특히 사망자 5명 중 최소 2명이 20~30대였다. 사망자들은 모두 발병 20일 만에 숨을 거뒀다.

한국 보건당국은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한 해 오가는 사람이 690만명에 달할 정도로 교류가 많은 중국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신종 AI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4~7일 청명절 연휴를 맞아 중국인들이 대거 입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공항과 항만 검역소의 입국 검역을 강화했으며, 손씻기를 비롯한 개인 위생에 더욱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대만 정부는 이날 H7N9형 AI를 법정전염병으로 공식 지정했다. 베트남은 중국산 가금류 반입 단속을 시작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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