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네트워크, 세상을 바꾼다

2010. 8. 27.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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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프레이저ㆍ수미트라 두타 지음/최경은 옮김/행간 발행ㆍ464쪽ㆍ1만9,000원페이스북·트위터·유튜브… 웹 2.0시대에서는 기존 사고·행동 뒤집혀권력, 제도에서 네트워크로, 수직적에서 수평적 구조로… 미디어·기업도 위협 느껴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트위터, 유튜브, 위키피디아, 싸이월드…. 온라인 공간에서 사람들을 이어주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들이다. 그게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도 뭔가 매우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건 안다.

<소셜 네트워크 e혁명>은 소셜 네트워크의 힘이 우리의 삶과 세계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명쾌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실제 사례를 풍부하게 동원한 생생한 설명부터 이 혁명의 뿌리와 역사에 대한 고찰,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함의에 대한 분석까지 빠뜨리지 않아 도대체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고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파악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읽다 보면 현기증이 나기도 한다. 원서가 2008년 나와 최신 정보가 가득한데, 놀라움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000년대 중반 웹 2.0 시대가 열리면서 나타난 소셜 네트워크 혁명은 1488년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발명에 버금가는 대혁명이다. 개인과 조직, 기업, 정치, 사회, 문화에서 기존 사고와 행동 방식이 전부 뒤집히고 있다. 웹 1.0이 단지 정보를 올리고 이메일을 보내고 책을 구입하는 '푸시(push)형' 매체였다면, 웹 2.0은 창조성과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역동적인 네트워크다.

업무 시간에 페이스북을 하는 직원을 딴짓 한다고 못마땅해 하거나, 트위터를 수다 떨기 놀이터쯤으로 여긴다면, 또 이런 소셜 네트워킹을 새로운 마케팅 수단 정도로 활용하는 데 그친다면,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것임을 이 책을 읽으면 실감할 것이다.

디지털경제와 미디어산업 전문가인 두 저자는 소셜 네트워크 혁명이 사회적 역학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춘다. 구체적으로는 아이덴티티의 분화, 지위 민주화, 권력 분산의 세 차원에서 이 혁명의 성격과 방향을 분석한다.

책 1부는 아이덴티티를 다룬다. 가상세계에서 개인은 정체성을 '만들어낸다.'하나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실제 세계와 달리 다중 아이덴티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좀더 자유롭지만, 자신의 개인 정보를 스스로 공개하는 데 따른 위험도 그만큼 크다.

2부는 사회적 지위의 민주화를 살핀다. 가상세계에서는 명함에 박힌 직함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 누구든지 명성과 위신, 영향력, 심지어 부까지 얻을 수 있는 곳이 가상세계다. 사람들이 온라인 네트워크에서 사교활동을 하는 동기가 거기에 있다고 분석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소셜 네트워크 혁명의 핵심은 권력의 분산이다. 3장에서 다룬다. 가상세계에서는 중앙집중, 상명하복, 지휘통제가 특징인 전통적 권력이 힘을 못쓴다. 누구나 발언하고 참여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며 집단지성을 발휘하고 그 힘으로 세상을 바꾸는 데 나서기도 한다.

웹 2.0은 권력을 분산시킨다. 웹 2.0에서 권력은 제도에서 네트워크로, 수직적 구조에서 수평적 시스템으로, 관료주의에서 개인으로, 중심에서 주변으로 이동 중이다. 전문가 집단은 전처럼 독점적 지위를 누리지 못한다. 위키피디아의 집단지성 앞에서 브리태니카백과사전은 더 이상 우리가 더 낫다고 말하지 못한다.

시장의 권력도 소비자들에게 넘어갔다. 기업이 아무리 마케팅 전문가를 동원해 그럴 듯한 선전에 열을 올려도 온라인 네트워크로 이어진 소비자들의 가차없는 평가를 막을 수는 없다. 다윗이 골리앗을 무너뜨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존 미디어나 기업, 정치 집단이 소셜 네트워크의 가능성을 주목하면서도 위협을 느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웹 2.0 을 '인터넷 원숭이들의 세상''무정부주의적 혼란'등으로 비판하는 일부의 목소리는 기득권 상실에 전전긍긍하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저자들은 지적한다.

이 책은 웹 2.0 혁명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이다. 덕분에 진정한 참여 민주주의가 꽃피고, 세상이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본다. 일방적으로 몰고 가지는 않는다. 소셜 네트워크 혁명의 빛과 그늘, 위기와 기회를 공평하게 다룬다.

이 혁명은 온라인 네트워크 공간의 투명성과 개방성, 상호 신뢰가 높아져야만 온전하게 성취될 수 있다고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으며, 어떤 변화든 결국은 사람에 달렸고,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웹 2.0과 소셜 네트워크 혁명만 이해하기도 벅찬데, 웹 2.0 전도사들은 벌써 2차 인터넷혁명이 될 웹 3.0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격변하는 세계가 두렵다면, 이 책을 든든한 나침반으로 삼아도 좋다. 재미있으면서 통찰력도 대단해 만족스럽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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