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도서전 폐막..'성격' 고민 필요

2010. 5. 1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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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흐름.전망 제시 '미흡'.."철학없는 기획..비전 제시 못해"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12일 개막한 국내 최대 도서전 '2010 서울국제도서전'이 16일 막을 내렸다.

16번째로 열린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는 국내 360여 개 출판사를 비롯해 세계 21개국 590여 개사가 출품한 책들이 전시됐다.

올해 도서전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고 주빈국인 프랑스의 작가들이 국내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으나 국내외 출판 흐름과 전망을 짚어줘야 할 국제도서전 본래 취지에 맞는 행사가 되려면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많았다.

◇프랑스 작가들, 한국 독자와 소통 = 올해 도서전에는 12∼15일 나흘간 9만3천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주최 측은 마지막날인 16일 방문객을 3만명 정도로 추산, 총 관람객수는 지난해 11만5천명보다 늘 것으로 예상했다.

많은 관람객을 끌어들인 1등 공신은 무엇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비롯한 프랑스 작가들이었다.

베르베르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방한했지만 국내 독자들은 인기 작가를 직접 만날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행사장으로 몰려들어 질문을 쏟아냈고 앞다퉈 사인을 받았다.

지난해에도 주빈국이었던 일본의 인기 작가들이 다수 찾아오기는 했으나 사인회 중심 행사들이 많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프랑스 작가들이 독자와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소통하는 자리가 자주 마련돼 인기를 끌었다.

세계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그림책 작가 에르베 튈레와 프랑스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마르크 레비, 주목받는 신진 작가 마르탱 파주, '타라 덩컨' 시리즈의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 등이 찾아와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다만, 마르크 레비와 한국 인기 작가 공지영 씨의 대담이 예정돼 기대를 모았으나 행사 직전 취소돼 아쉬움을 남겼다.

◇도서전 성격ㆍ취지 고민해야 = 올해 도서전에는 관람객도, 다양한 이벤트도 많았고 비교적 매끄럽게 진행됐다. 그러나 도서전의 기본 성격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은 예년과 다름없이 제기됐다.

도서전은 국내외 출판의 흐름을 살펴보고 앞으로 방향을 전망하는 자리여야 하는데 서울국제도서전은 단순한 도서 나열과 할인 판매로 반짝 관심을 일으키는 데 그쳤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한 예로, 전자책 업체들이 전자책 단말기를 선보이는 부스가 있어 많은 관람객이 관심을 보였지만 독자들에게 세계 출판계에서 전자책 바람이 얼마나 거세게 불고 있는지 경향을 보여주고 출판사들에게 이런 추세에 맞춰 콘텐츠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비전을 제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올해도 신ㆍ구간 도서를 할인 판매하는 코너들에는 사람들이 몰린 반면, 국내 출판사들이 자사의 양서와 활동상을 소개하는 코너나 외국 출판사들이 원서를 선보인 국제관은 한산했다.

행사 기획이 탄탄하지 못한 것은 출판계가 힘을 모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여전했다.

그동안 도서전을 단독 주최했던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출판계가 합심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다른 단체들과 함께 조직위원회를 구성했으나 정작 주요 단행본 출판사들의 단체인 한국출판인회의는 조직위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형 출판사들이 도서전 참가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자 조직위는 급히 출판사들을 설득, 참가 규모는 예년 수준으로 유지했으나 근본적인 소통과 화해가 없다면 해마다 같은 잡음이 반복될 수 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도서전은 '책은 왜 중요하며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를 제시하는 자리여야 하는데 서울국제도서전은 철학 없는 기획으로 그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사람들에게 오래가는 감동을 안길 수 있는 도서전이어야 출판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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