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광 엄마와 딸 "한 달에 300권 독파"

2007. 3. 1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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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광의 방] 강서구 방화 3동에 사는 박서광씨 가족

[북데일리] 어린이 독서광이 만들어지기 까지 부모의 노력은 절대적이다. 이때 부모가 독서광이라면 효과는 배가 된다. 책읽기를 몸소 실천하는 부모. 독서교육에 있어 이보다 좋은 '당근'은 없다.

하루에 10권, 한 달에 300권 이상을 읽는다는 어린이 독서광 김민정(10), 김민선(9) 자매. 두어린이의 일과는 책읽기로 시작해 책읽기로 끝난다. 학교 가기 전 매일 10분의 독서, 방과 후 규칙적으로 시간을 정해 책을 읽은 덕에 1시간에 무려 10권 이상을 읽는 실력을 자랑한다.

두 아이를 지도해 온 주인공은 어머니 박서광(38)씨. 결혼 전 '독서광'으로 이름을 날리던 박 씨는 첫 아이 민정이를 임신 했을 때부터 독서로 태교를 했다. 이에 남편 김하곤(41)씨의 도움이 큰 역할을 했다. 임신으로 힘들어 하던 아내를 위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책을 읽어주었다는 김 씨. 부부의 노력은 두 아이를 독서광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집 싸게 사는 특별 노하우

"부도난 가게를 발견하면 책을 싹쓸이 해온다"는 박씨. 그가 공개한 서재는 그간의 수집벽을 짐작케 했다. 거실 전면에 배치된 거대한 책장은 아이들의 책으로 넘쳐났다. 대부분이 전집류다.

한 질만 사도 기십 만 원이 넘어간다는 전집. 박씨는 어떻게 이 많은 전집들을 소장할 수 있었을까. 책 구입비용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박씨는 '전집 싸게 사는 노하우'를 전격공개 했다. 독서교육에 관심 많은 이라면 새겨들을 대목이다.

박 씨는 "책을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사는지가 더욱 중요하다"며 핸드폰을 펼쳐보였다. 그 안에는 다양한 전집의 제목과 가격이 적혀 있었다. 이는 아직 소장하지 못한 구매계획도서와 최저가 정보다. 모두 온, 오프라인을 통해 만난 엄마들로부터 알게 된 가격정보다.

책 구매를 위해 온라인을 적극 활용하는 박씨는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책을 싸게 사는 노하우를 익혔다. 책 커뮤니티 '우리아이 책카페(http://cafe.naver.com/nowbook)'는 박씨가 가장 신뢰하는 엄마들의 공간. "000 전집 얼마에 사셨어요?" 라는 글을 올리는 가하면 "대박! 000 책 얼마에 샀습니다"라는 글을 클릭해 정보를 수집하기도 한다.

정보는 온라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리품도 팔아야 한다. 쓰다만 물건들이 쏟아지는 벼룩시장, 한 달에 한번 열리는 동네 장터 등을 적극 활용. 3~4만원 가격에 전집류 한질을 구입하기도 했다. 헌책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구매 한 덕에 남부럽지 않은 책을 소장하게 됐다.

비용을 들이지 않고 책을 소장하는 방법도 있다. 바로 경품행사, 이벤트에 적극 참여 하는 것. 박씨는 최근 모 출판사에서 진행하는 책증정 이벤트에 참가했다. 아이들의 독후활동을 적어 보내면 전집한질을 준다는 소식에 눈이 번쩍 뜨인 것. 마침 사고 싶었던 책이라 망설이지 않고 응모했다. 박씨는 "책이 걸린 경품이벤트는 모두 응모 한다"며 "책값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부지런을 떨지 않으면 원하는 만큼 소장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출판사 이벤트 외에 책 커뮤니티에서 진행하는 신간 이벤트도 적극 참여 한다. 아무리 피곤해도 매일 1시간 이상은 인터넷을 하는 이유. 모두 책 구입에 대한 정보와 무료로 책을 받는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서다. 그야 말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는' 열혈 엄마가 아닐 수 없다.

독서는 실천으로 이어져야

"고액과외 시킬 돈이면 책을 사겠다"는 박씨. 그가 밝힌 독서교육법은 특별했다. 일단 읽은 책은 모두 거꾸로 놓는다. 한번 읽은 것은 뒤집어 놓고 이를 점검 해 다시 읽을 책을 골라 세워놓는다. 반복해 읽을 책과, 한두 번 읽을 책을 직접 선별해 주는 것.

아이들이 생활에서 겪는 각종 어려움을 책읽기로 해결하게 하는 독특한 지도법도 있다. 그 방법은 이렇다. 최근 첫 째 민정이가 반장선거를 나가는 것으로 고민에 빠진 적이 있다. "엄마 나 어떻게 해야 돼?"라고 묻는 아이에게 박씨는 대답 대신 '한국가우스' 시리즈 <피터를 반장으로>를 읽혔다. 그리고 "읽고 난후 직접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아이는 등교 전 15분여에 걸쳐 책을 읽은 후 아는 오빠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물었다. "오빠 나 반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돼?" 모든 선택을 '스스로' 하게 하는 것이 박씨의 교육철학이다.

아이들끼리 싸움이 나도 책을 읽힌다. 글뿌리출판사에서 나온 '칸트철학동화시리즈'가 벌칙이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10분도 안 돼 화해의 악수를 내민다. 잘못된 것을 나무라기보다 모든 것을 직접 깨닫게 하기 위해 책을 읽히는 것.

박씨는 매일 어린이 도서관에 들려 '6권'의 책을 빌린다. 이는 수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실천해 온 습관이다. 아이들이 읽는 하루 10권이상의 책에는 대여해온 것도 포함된다. 소장하는 것이 전집류라면 대여하는 책은 주로 단행본이다.

"구매와 대여를 병행하는 것이 폭넓은 책읽기에 도움이 된다"는 박씨. 그는 "독서교육에 있어 엄마의 역할은 너무나 중요하다"며 "엄마가 읽지 않는 가정의 아이들은 독서에 취미를 붙이지 못한다"고 전했다. 상황별, 연령별 책을 추천해주기 위해서라도 엄마가 먼저 읽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교육철학이다.

엄마가 읽어야 아이도 읽는다

아이들과의 대화를 위해서라도 엄마의 책읽기는 반드시 필요하다. 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방법으로 아이들 책을 읽는 것만큼 좋은 해답은 없다. 무조건적인 읽기 권유는 부담만 줄 뿐 습관을 형성시키지 못한다.

특히 미취학 아동, 초등학년 시절의 책읽기는 더욱 중요하다. 공부할 분량이 많은 중, 고등학생이 되면 이때 쌓은 실력은 절로 빛을 발한다. 실제로 책을 많이 읽은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이해력 차이는 상당하다고. 아이들을 지도해 본 결과 얻은 깨달음이다.

박씨는 이해력 증진을 돕는 책으로 한국가우스의 '신기한 생활교육 탐구동화'와 글뿌리출판사의 '칸트퀴즈 철학동화' 시리즈를 추천했다. 아이들이 재미있어 할 뿐 더러 두고두고 읽히면 좋을 영양가 높은 식단이라고.

본래 박씨의 꿈은 소설가였다. 비록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원하는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고,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힐 수 있는 지금이 너무나 행복하다는 박씨. 그는 초등학교 담임선생님께 들었던 한마디 말이 오늘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책을 읽어라, 그래야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모두에게 오래 남을 조언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북데일리(http://www.bookdaily.co.kr)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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