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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장미의 이름` 소설 VS 영화 비교해보기

파이미디어 | 입력 2007.06.20 10:24

 




[북데일리] 이윤기가 1986년, 1992년, 2000년 세 번에 걸친 번역 수정 작업을 통해 소설 < 장미의 이름 > (열린책들. 2006)을 다시 내놓았다.

책을 읽다 보면 번역자의 노고가 절로 느껴진다. 에코가 쏟아 내는 중세 철학과 종교적 배경 지식의 홍수는 번역자를 곤혹스럽게 만들었을 것이 분명하다. (상, 하권을 합치면 1000여 페이지의 분량이다.) 그 흥미로운 스토리를 출판사 리뷰를 인용해 들여다본다.

연속되는 수도원 살인 사건

"때는 1327년, 영국의 수도사 윌리엄은 모종의 임무를 띠고 이탈리아의 어느 수도원에 잠입한다. 이날부터 수도원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끔찍한 연쇄 살인이 묵시록에 예언된 내용대로 벌어진다. 첫날은 폭설 속의 시체, 둘째 날은 피 항아리 속에 처박힌 시체, 셋째 날은...... 그러나 비밀의 열쇄를 쥔 책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밤마다 유령이 나타난다는 장서관은 출입이 금지되었다. 마침내 장서관의 미궁을 꿰뚫는 거대한 암호를 풀어낸 윌리엄 수도사는 어둠 속에서 수도원을 지배하는 광신의 정체를 응시한다"

위의 리뷰에는 몇 가지 오점이 있다. '..첫날은 폭설 속의 시체,..' 라고 명시되어 있지만 윌리엄 수도사 일행이 도착한 바로 전날에 이미 첫 번째 희생자인 아델모는 죽어 있었다. 그리고 '잠입'이라는 표현은 적합하지 않다. 이미 결정되었던 대로 그 수도원에 도착했을 뿐이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

소설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모두 개성이 넘친다. 뭔가 뒤가 구린 비밀을 감추고 있는 수도원 원장, 독선적이고 교활하며 광적인 신앙을 가지고 있는 호르혜 노수도사, 흉측한 외모의 이단 수도사 살바토레, 강력한 교황 `요한`의 특사이며 이단 심판관인 베르나르 기....

특히, 베르나르 기는 절대적 신앙을 등에 업고 없는 죄를 만들어 뒤집어씌우기도 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화형터의 재로 만든 요주의 인물이다. 그의 이미지는 향료전쟁의 철두철미하고 잔인했던 네덜란드 총독 '얀 코엔'과 비슷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안 드는 캐릭터지만 소설속의 긴장감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캐릭터다.

가장 강력한 포스(?)의 주인공은 바스커빌의 윌리엄 수도사다. 그는 전직 이단 심판 및 조사관이었으나, 이단 심판관 활동에 염증을 느껴 심판관 노릇을 그만둔다. 그의 논리적이며, 모험적인 추리와 과학적 사고는 다른 수도사들과는 확연하게 차별화 된다. 타고난 승부사 기질과 대범함도 그의 강력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높은 지적 수준은 또한 어떠한가? 이런 윌리엄을 스승으로 모신 수련사 아드소가 내심 부럽기도 하다.

흥미진진한 플롯

주인공인 윌리엄 수도사와 아드소에게는 여러 가지 사건들이 복합적으로 일어난다. 교황과 황제측의 의견조율을 위한 프란시스코파의 임무, 살인 사건을 해결해 달라는 수도원 원장의 부탁, 베르나르 기와의 대결 구도, 장서관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모험.. 그 속에 녹아 있는 중세 기독교의 허상과 실체. 잘못된 믿음이 초래한 재앙.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하나의 퍼즐처럼 맞물려 있다. 7일 동안의 시간 동안 윌리엄과 아드소가 맞춰 가는 이 퍼즐들을 지켜보는 는 것은 큰 재미거리이다. 암흑기라고도 불리는 중세의 단면을 자세히 살펴 볼 수 있는 것 역시 즐거움을 준다. 추리 소설 + 역사 소설 + 중세 종교 소설. (장서관에서의 `모험`을 생각하면 여기에 `어드벤처`까지 추가할 수 있지 않을까?)

소설 vs 영화

< 장미의 이름 > 을 읽는 또 다른 방법. 바로 동명의 영화와 비교해보는 것이다.

장르 미스터리 / 스릴러

국가 독일 / 이탈리아 / 프랑스

감독 장 자끄 아노

출연 숀 코너리 / 크리스찬 슬레이터 / 페오도르 챌리아핀

멋진 배우, 숀 코너리가 윌리엄 수도사로 등장 한다. 영화는 일단 숀 코널리가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있다. 소설 속에서 상상하면서 읽어야 하는 중세 분위기와 수도원의 배경 등을 스크린으로 볼 수 있어서 매우 만족스럽다. 호르헤 수도사와, 살바토레는 생각한 것 보다 훨씬 추한 모습이다. 아드소로 분한 `크리스찬 슬레이터`의 모습과 연기도 볼만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소설을 영화화 할 때 자주 나타나는 스토리 전개와 감동이 약화되었다는 점이다. < 다빈치 코드 > 같은 경우가 영화화하기에는 더 좋은 소설일지 모른다. '장미의 이름'은 영화 보다는 소설에 훨씬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영화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더 큰 것이 독자를 기다린다.

나는 내 결심을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스승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지혜와 양심과 진실을..

헤어질 때 신부님은 안경을

기념으로 주셨다 내가 아직 젊으므로

언젠가 유용할 거라고 말씀하셨다

사실 나는 이 글을 쓰면서 그 안경을 쓰고 있다

그리고 아버지처럼 껴안아주신 후 나를 보내셨다

그 후 다시는 못 만났다 소식도 모른다

그러나 그분을 위해 나는 기도했다

그분이 지적 만족을 위해 범했던 죄를 사해 주십사하고

나도 이제는 완전히 늙었지만 고백한다

여지껏 만난 수많은 사람 중에서

언제나 분명히 기억할 수 있는 얼굴은

내가 사랑했던 그 여자뿐임을...

그녀 일은 잊을 수가 없다

내가 아직 어렸을 때의 사랑

그러나 나는 아직도 모른다

그녀의 이름을...

" 장미란 하느님이 붙인 이름 "

" 우리는 이름 없는 장미 "

- 노년의 아드소, 영화 `장미의 이름` 엔딩 -

[주성식 시민기자 liks7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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