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쭉날쭉 베스트셀러 순위 뒤엔 '4店 4色' 독자 성향
#2. 지난달 출간된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21세기북스)는 예스24에서 지난달 둘째 주부터 3주 동안 1위였다. 같은 기간 교보에서는 11∼15위에 그쳤다. 이 기간에 온라인 서점 알라딘의 1위는 초판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소와다리)였다.
대형 서점마다 베스트셀러 순위에 차이가 난다. 본보는 1월 1일부터 이달 14일까지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에서 책을 산 독자의 나이와 성별, 장르별 판매 비율을 토대로 원인을 분석했다.
○ 뚝배기 같은 오프라인 독자
‘완벽…’이 교보의 서가에 꽂힌 건 이달 2일. 온라인으로는 지난달 17일부터 주문을 받았지만 책이 발송돼야 판매된 것으로 집계하기 때문에 출간 시점인 이달 2일부터 반영됐다. 예스24는 지난달 19일부터 예약을 받았고, ‘주문=판매’로 계산한다. 예스24에서 이 책이 한 주 빨리 1위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가끔…’이 교보와 예스24에서 순위가 많이 다른 건 온-오프라인 독자의 성향 차가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교보는 오프라인 매출이 65%, 온라인은 35%다. 이수현 교보문고 브랜드관리팀장은 “오프라인 독자는 기존에 잘나간 책을 사는 경향이 강해 화제가 되는 신간이 아니면 즉각 반응하지 않는 편이다”고 말했다.
남녀 비율도 교보는 4 대 6인 데 비해 온라인 서점 3곳은 모두 3 대 7이다.
○ 서점마다 주로 이용하는 고객층 차이
30대 여성(29.1%) 고객 비중이 높은 예스24는 읽기 쉽고 아기자기한 책이 사랑받는다. 다이어리북인 ‘5년 후 나에게: Q&A a day’(토네이도)가 10위 이내를 지키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알라딘의 색깔은 독특하다. 40대 여성(25.2%) 고객층이 두꺼운 이곳에서는 ‘하늘과…’, ‘초판본 진달래꽃’(소와다리)이 지난달 첫째 주부터 6주 연속 1, 2위를 이어갔다. 김성동 알라딘 마케팅팀장은 “1999년 설립될 때 20대 여성 고객이 제일 많았는데 이들이 대부분 남아 40대가 됐다. 공연 티켓 등을 팔지 않고 책 중심으로 운영하다 보니 ‘인문 덕후’가 많다”고 말했다.
인터파크도 40대 여성(30.8%)이 주류지만 ‘마법천자문34’(아울북) ‘WHY? 소프트웨어와 코딩’(예림당)이 상위권에 올라 자녀 책을 주로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출판계 전체의 흐름은 교보에서, 얼리 어답터의 움직임은 예스24에서 확인할 수 있다”며 “알라딘에서는 독서계 오피니언 리더가 읽는 책, 인터파크에서는 주부의 실용서 경향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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