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지금의 일본은 어떻게 만들어졌나..'메이지의 문화'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메이지 시대(1868∼1912)는 오늘날 일본의 모습을 만든 시기다.
서구식 근대화와 문명개화, 부국강병의 기치 속에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와 같은 정치인은 아시아 침략을 정당화했고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 같은 계몽지식인은 부국강병과 자본주의의 근거를 만들었다.
일본 도쿄게이자이대(東京經濟大) 이로카와 다이키치(色川大吉) 명예교수는 저서 '메이지의 문화'에서 이 시기 일본 문화 속에 스며든 근대적 요소를 민주주의·자아의식과 개인주의·자본주의·내셔널리즘 등 네 가지로 꼽았다.
제국주의와 근대화 아래서 자유민권운동은 좌절되고 민주주의와 개인주의는 억압됐다. 자본주의와 내셔널리즘은 왜곡됐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천황제 이데올로기와 국체 관념이 근대 일본을 지배하게 됐다고 저자는 평가했다.
이 책의 주목할 만한 점은 메이지 시대의 이미지에 가려진 근대 일본의 참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이 시기 일본 사회의 밑바닥에서는 어떤 움직임이 있었는지, 하층의 사람들은 어떤 생활을 영위했는지 등 당시 민중의 정신세계를 촘촘히 그려냈다.
나아가 메이지 관료나 지배 엘리트, 계몽 지식인의 서구지향적 사상이 근대 일본을 얼마나 왜곡했는지 신랄하게 꼬집고 변혁의 주체인 민중의 내면에서 봉건질서가 타파돼 나가는 모습을 추적했다.
"일본인은 세계에서도 드물게 평화를 사랑하는 이웃들에게 적극적으로 침략을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일본인은 그 오랜 이웃의 우의를 원수로 갚은 역사가 있다. 특히 메이지 이후 100년은 그런 이웃에 대한 일본 민족의 일방적인 침략과 약탈의 역사이며 지금도 이 나라 위정자들은 그런 역사에 대한 반성이 약하다."(본문 18쪽)
삼천리. 352쪽. 2만5천원.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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