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신 "가슴 떨리는 사랑 이야기 남기고 '작가'로 죽고 싶다"

2015. 5. 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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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새 소설 '단 한번의 사랑' 김홍신씨…의원 시절 밝혀낸 '가짜 독립운동가' 소재

"<인간시장> 같은 사회비판적 소설을 쓰면서도, 언젠가는 가슴 떨리는 사랑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인생을 출생에서 죽음에 이르는 여행이라 할 때, 작가로서 제 가슴을 떨리게 하는 사랑 이야기를 더 늦기 전에 하고 싶었어요."

소설가 김홍신(사진)씨가 죽음조차 뛰어넘는 애절한 사랑을 다룬 신작 소설 <단 한 번의 사랑>(해냄)을 내놓았다. 2007년작 <김홍신의 대발해>(전 10권) 이후 소설로는 8년 만이다.

4일 낮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인생 후반기에 이르니까 내가 가장 갈구하는 낱말이 결국 사랑이더라"고 털어놓았다.

'단 한 번의 사랑'은 시한부 판정을 받은 40대 여배우 강시울이 갑작스레 기자회견을 열어 이혼을 발표하면서 '단 1년이라도 첫사랑 홍시진과 함께 살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시울은 시진과 한참 사랑에 빠져 있던 중 돌연 사라졌다가 재벌급인 지금의 남편 조진구와 결혼했었다. 실제로는 조진구가 시울을 납치·감금하고 협박한 끝에 결혼에 이르렀으며 독립운동가 집안이라는 그의 가족사 역시 거꾸로 조작된 것임이 밝혀진다. 한편 시울이 떠나간 뒤 결혼한 부인과 사별한 시진은 대학 후배인 교사 서다정과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던 중 시울의 기자회견 소식을 접하고 갈등에 빠진다. 타의에 의해 중단되었던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 세월을 건너뛰어 다시 이어지는 과정은 조진구 집안의 어두운 비밀이 드러나는 과정과 포개지고, 위기를 느낀 조진구는 특유의 음모와 폭력으로 상황에 맞선다….

"국회의원 시절인 1996~7년쯤 가짜 독립운동가 5명이 국립현충원에 묻혀 있다는 사실을 밝혀 훈장을 취탈하고 파묘까지 한 일이 있습니다. 그 일이 기억에 남아서 이번 소설에 반영한 것입니다.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박복하게 사는 반면 친일파 집안은 번성하는 현실에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독립유공자 심사를 친일파들이 했다는 것은 우리 역사에서 정말로 부끄러운 일이에요."

이번 작품에서는 사랑의 순애보이면서도 친일과 역사 왜곡 같은 무거운 사회적 주제를 건드리는데다 속도감 있는 서술과 인상적인 장면들이 눈 앞에 영상처럼 펼쳐진다. 작가는 "처음부터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썼다"며 "이미 이금림 작가가 드라마로 만들 의향을 밝혔고 영화 제작 얘기도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작가 김홍신'의 이름을 독자들 뇌리에 강렬하게 각인시킨 80년대 대하 장편 '인간시장'은 올 하반기에 1부 전 10권이 개정판으로 나올 예정이다. 그는 "80년대 후반에 쓴 '인간시장' 제2부(10권)에 이어 '신인간시장' 역시 시놉시스를 완성한 상태"라고 했다.

제15대와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작가는 "정치를 그만둔 지 오래됐는데도 여전히 정치권의 요청이 많다"며 "그렇지만 무엇보다 글쟁이로 기억되고 싶기 때문에 그런 제안들은 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작가로 생존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고통스럽더라도 작가로서 살다가 죽는 것이 제 인생을 가장 잘 사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휴머니즘과 사랑을 다룬 소설을 계속 쓰고 싶습니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사진 해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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