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베 미유키 판권 두고, 김영사의 두 얼굴?

2014. 12. 1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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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뺏긴 판권엔 '출판 윤리' 운운…'가로채기' 논란엔 "문제 없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을 놓고 벌어진 판권 쟁탈전이 최근 화제가 됐던 가운데, 이번엔 국내에서 영화로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화차>의 작가 미야베 미유키 최근작의 판권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해외 출판물 번역출간을 둘러싼 과당경쟁과 선인세(저작권료) 거품 등 출판계의 고질적인 관행이 다시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문제의 책은 일본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미야베의 추리 시대소설 <사쿠라 호사라>. 2013년 2월 일본에서 단행본으로 나온 이 책은 약 10년 전부터 미야베 미유키의 시대소설들을 줄곧 번역 출간해온 북스피어가 판권 교섭을 벌여왔으나 얼마 전 대형 출판사 김영사의 자회사 비채가 판권을 가져갔다. 북스피어는 미야베 미유키의 기존 작품에 지급해온 30만엔(약 300만원)보다 5만엔 정도를 더 얹은 액수를 제시했는데도 판권경쟁에서 탈락했다.

지금까지 14권의 미야베 미유키 시대물을 낸 북스피어 쪽은 "판권계약 교섭 마지막 단계에서 갑자기 큰 출판사로 판권이 넘어가버렸다"며 "출판 도의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북스피어는 김영사가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의 판권을 다른 출판사에 빼앗긴 뒤 지난달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비난했던 점을 지적하며,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란 무엇인가> 판권계약 연장 교섭 당시 김영사는 2010년 계약 때의 10배인 20만달러(약 2억2000만원)를 제시했으나 더 많은 액수를 제시한 와이즈베리 쪽으로 판권이 넘어갔다. 당시 김영사는 보도자료에서 "타 출판사가 성공적으로 출판한 책을 거액을 투자해 출판권을 가져가는 데는 성공했지만 출판사 고유의 메시지와 출판정신을 담으려고 했는지에 대해 질문하게 한다"며 출판 윤리를 문제삼았다.

김홍민 북스피어 대표는 "북스피어는 미야베의 현대물과 시대물 모두를 번역 출간해 왔다. 특히 그의 에도시대물들은 북스피어가 모두 내겠노라고 공언을 했고, 신간을 내지 않고 내버려 둔 적도 없다. 인지도가 낮고 팔리지 않던 미야베의 에도시대물을 짧지 않은 세월 공을 들인 끝에 이제 좀 팔릴 만하니까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허탈해했다.

이에 대해 비채 관계자는 "<사쿠라 호사라>는 북스피어가 내 온 미야베 시대물 시리즈의 일부가 아니다. 기담을 담은 북스피어의 기존 시대물들과는 결이 다르고 직접적인 연결고리도 없는 것"이라며 "북스피어 쪽이 섭섭해할 수는 있겠지만 법적으로도 도의적으로도 문제는 없다"고 주장했다. <정의란 무엇인가> 판권 관련 보도자료에 대해서는 "당시 보도자료를 낸 것은 와이즈베리 쪽이 김영사가 붙인 책 제목을 그대로 쓰는 등 묵과할 수 없는 일을 했기 때문이며, <사쿠라 호사라> 판권 문제와는 경우가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채는 이 책을 내년 4월쯤 낼 계획이다.

한승동 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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