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보의 뇌는 다르다?..뇌구조와 정치성향의 관계

2012. 9. 21. 16: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똑똑한 바보들 / 크리스 무니 지음 / 이지연 옮김 / 동녘사이언스 펴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국 사회는 보수와 진보로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그동안 성향을 숨겨왔던 사람들조차도 정치 색깔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술자리에서, 택시 안에서, 밥을 먹다가도 격렬한 논쟁이 벌어질 때가 있다.

한국에서 보수와 진보는 재산과 나이, 학력, 출신 지역 등으로 나뉜다. 아무래도 나이들고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보수의 편에 선다.

그런데 보수주의자는 뇌의 구조부터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바로 미국 정치ㆍ과학 저널리스트 크리스 무니(35). 젊은 진보주의자인 그의 저서 '똑똑한 바보들'은 신경과학과 뇌과학, 심리학, 여론조사 잣대를 들고 보수를 집중 분석한다.

이 책에는 정치적 보수주의자들의 뇌 오른쪽 편도체가 더 크다는 실험 결과가 나온다. 런던대 대학생 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MRI(인체 조직을 검사하는 자기공명 영상)연구가 토대가 됐다.

편도체는 대뇌변연계에 위치한 아몬드 모양 뉴런 다발. 공포를 일으키는 위협이나 자극에 대해 감정적으로 반응할 때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이 부위가 크다는 것은 감정 표현이 과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실험에서 진보주의자는 전대상피질에 회백질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대상피질은 전두엽 일부로서 전전두피질과 연결되어 있다. 이 부위는 교정 반응이 요구되는 실수나 오류를 범했을 때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회백질이 많으면 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진보주의자인 영국 배우 콜린 퍼스(52)가 자금을 지원했기 때문에 이 연구는 출발부터 보수주의자에게는 불리하다. 퍼스는 "상당히 장난스럽게 시작한 실험이다. 그냥 나랑 생각이 다른 사람들은 도대체 생물학적으로 뭐가 다른지, 과학자들은 그에 대해 뭐라고 하는지 알고 싶었다. 그런데 진짜 뭔가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 책의 저자는 "이 연구가 확증된 결과는 아니며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영역"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 책에 따르면 유전학을 이용한 정치 성향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일란성 쌍둥이는 똑같은 DNA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심리를 분석하면 유전자가 정치 성향에 주는 영향을 알 수 있다. 물론 저자는 인간의 특성이 유전자나 환경만으로 결정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진보주의 성향인 그는 기본적으로 보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보수주의자는 틀렸는데도 옳다고 믿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보수와 진보의 공존이 이 세상에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보수주의자는 결단력이 있고 가던 길을 고수한다는 점에 미덕이 있다고 판단한다.

[전지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