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간이 신간보다 잘팔리는 '할인의 저주'

2012. 3. 20. 20:4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책값할인 커 구간 매출 61%

신간 발매종수는 23% 하락

복합쇼핑몰 '반값공세'까지

인터넷서점 연수익 0%대로

한국출판인회의 유통실태 조사

도서시장의 주류가 된 인터넷 서점들이 극단적인 할인 경쟁으로 치달으면서 구간 판매가 신간 판매를 압도하며, 출판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인터파크, 예스24, 알라딘 등 3개 인터넷 서점을 평균하면 구간 비중이 2007년 43.3%였는데 2011년에는 61.3%로 높아졌다. 출판 시장의 전체 수익성은 크게 떨어지고 오프라인 서점들의 몰락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최근 이런 내용을 포함하는 '도서유통 판매 채널별 현황 실태조사 연구보고서'를 펴냈다.

보고서를 보면 인터넷 서점 알라딘은 구간의 비중이 2007년 40%이던 것이 2011년 65%로 4년 새 25%포인트 높아졌다. 예스24와 인터파크의 구간 비율은 2007년 각각 47%, 43%에서 2011년 58%, 61%로 높아졌다. 할인폭이 적은 신간보다 할인을 많이 할 수 있는 구간 판매에 치중하면서 생긴 현상으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이런 흐름은 출판사들의 신간 발간 의욕 저하로 이어져 도서 출판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설문에 응한 출판사 180여곳의 신간 종 수는 2011년 2473종으로 2008년 3229종에 견줘 23%가 줄었다. 신간 배본 부수도 2005년 이전까지 1200~1500부이던 것이 최근에는 600~800부가 일반적이라고 한다. 매출액은 정가 인상에 따라 2011년 2775억원으로 2008년 2752억원에 견줘 23억원이 늘었다. 하지만 반품이 320억원에서 431억원으로 34%나 늘어나 실제 매출은 98억원 줄었다.

극단적인 할인 경쟁의 여파는 인터넷 서점들의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예스24와 인터넷 교보문고, 인터파크, 알라딘 등 4대 인터넷 서점들의 연간 수익률은 이제 0%대까지 떨어졌다. 4대 업체 평균 연간 수익률은 2008년 2.6%에서 2009년 1.37%로 반감했고 2010년에는 -0.37%로 떨어졌다. 지난해도 0.83%에 그쳤다.

이와는 달리 지마켓과 11번가, 옥션 등 인터넷 복합쇼핑몰 서점들이 빠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 이 쇼핑몰 서점들은 개인과 소규모 판매업체들이 온라인에서 상품을 쉽게 거래하는 중개형 쇼핑몰인 이른바 '오픈마켓' 방식으로 책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오픈마켓 인터넷 서점들은 현재 구간의 경우 정가의 절반 이하로까지 팔고 있다. 책 자체를 주력 상품으로 파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제품을 팔면서 생기는 적립금 등을 활용해 책을 따로 구매하도록 하고 있다. 2008년 서점을 개설한 지마켓과 옥션의 지난해 도서매출액은 각각 1010억원, 421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마켓 매출액이 국내 최대 인터넷 서점의 연간 매출액(약 4천억원)의 4분의 1에 도달한 것이다. 11번가 역시 2009년 120억원에서 2010년 380억원으로 도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오프라인 서점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2003년 3489개였던 전국 서점은 2009년 2846개로 줄었다. 매출도 줄었다. 조사에 응한 5개 중소 서점의 경우 2008년과 2009년 0.23%, 3.2% 매출이 줄었으나 2010년과 2011년엔 각각 8%가 넘게 매출이 줄었다.

이번 조사연구에 참여한 한국출판인회의 조재은 교육위원장(양철북 대표)은 "할인판매가 소비자들에게 당장은 좋은 것 같지만 다양한 종의 출판을 저해하고 전체 출판시장을 위축시켜 결국 독자의 선택폭을 제한하게 된다"며, 건강한 도서 유통질서를 위해 현 도서정가제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이 대통령, MBC사장에 반말로 '김재철이…'"야당이 수도권 이겨도 새누리가 1당 가능성 높아"닥치고 기소!" 이 검사들을 잊지마세요싼 전세 내놓은 집주인에 "매물값 올려라" 요구아이 침 안흘리게 하는데 미꾸라지 국물이 특효?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