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는 스타마케팅 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

입력 2010. 4. 23. 11:11 수정 2010. 4. 2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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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공연계의 젓줄인 대학로에는 매년 피고 지는 꽃처럼 많은 공연들이 막을 올렸다 내리곤 한다. 그 많은 공연 중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배우들이 있는가 하면, 스크린 또는 브라운관에서 봐왔던 유명 스타들이 '화려한 외출'이라는 명목 하에 대학로를 찾곤 한다. 공연 기획사들 역시 '스타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유명 연예인들을 공연계로 모셔온다. 관객들은 평소 볼 수 없었던 스타들을 보다 밀접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안고 공연장에 찾지만 막상 공연장을 들어갈 때의 기대감이 나올 때까지 지속되는 일은 흔치않다.이유는 간단하다. 뮤지컬이나 연극은 영화나 드라마처럼 다시 할 수가 없다. 즉, 공연에 주어진 시간 안에 NG없이 모든 걸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충분한 연습과 호흡이 중요하다. 특히 공연을 함께 이끌어가는 상대 배우와의 동선 하나, 주고받는 대사 한마디가 어색하다면 관객들에게 공연의 감동을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아이돌 가수들의 뮤지컬계 진출이 두드러진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등 현재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아이돌스타들이 뮤지컬에 진출하면서 매진행렬을 이룬 것은 사실이다. 관객 역시 주류층인 20~30대에서 10대층까지 확산되면서 공연계의 활력소를 불어 넣었다.하지만 실제로 아이돌스타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을 제외하곤, 실제로 공연이 주는 감동을 느끼기란 어렵다. 얼마 전 막을 내린 뮤지컬 '제나두'에 출연한 슈퍼주니어의 강인과 희철, 그리고 '금발이 너무해'의 소녀시대 제시카의 경우, 아직 뮤지컬이라는 장르와 자신들의 캐릭터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무대에 오른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대사 전달과 감정 이입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국내 뮤지컬의 한 관계자는 "배우를 무대에 올리기 위해선 적어도 4주 이상의 연습을 필요로 하지만 요즘 나오는 배우들은 고작 1~2주 연습으로 관객 앞에 선다"며 공연계의 씁쓸한 현실을 말했다.

물론, 배우들만의 잘못은 아니다. 공연 일정을 잡아 놓고 무리한 스케줄을 감행하는 소속사도 책임은 있다. 하지만 적어도 배우라는 이름으로 관객 앞에 나설 때에는 기본 마음가짐은 갖춰야 하지만 그마저도 안된거 같아 관객의 입장에서는 안타깝다.

뮤지컬 '미스사이공'으로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세계적인 뮤지컬 스타가 된 배우 이소정이 "관객은 항상 두렵고 어려운 존재"라고 말했듯, 배우는 관객들을 위해 존재하고 살아가야 하는 것을 아이돌스타들도 알아줬으면 한다.

[mbn 아트 & 디자인 센터 강홍민기자]

[사진제공 - 뮤지컬'금발이너무해'홈페이지 / 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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