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녕 고분에서 발굴된 1500년 전(前)
인체의 신비가 밝혀졌다. 남녀 각 2명씩 총 4명의 고대 인골을 CT촬영과 3차원 정밀스캔, DNA및 방사성 탄소연대측정을 통해 분석한 결과 남성 2명은 동일
모계혈족(형제)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여성은 어린 나이에 시중을 들다가 순장된 것으로 추정됐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는 경남 창녕군 송현동 15호분에서 출토된 1500년 전 고대 순장인골 4구를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고고학
법의학 해부학 유전학
화학 물리학 전문가가 함께 참여한 학제간 첫 융합연구 사례로, 고대인간의 실체를 파악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은다.
6세기초 사망한 4명의 순장자는 무덤 입구부터 여성(♀)-남성(♂)-여성(♀)-남성(♂)의 순서로 묻혔는데, 자연사가 아니라 중독 또는 질식사시켜 곧바로 순장된 것으로 규명됐다. 이들은 쌀 보리 콩과 육류를 주로 섭취해 영양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밝혀졌다.
무덤 입구의 왼쪽 귀에 금동귀고리를 한 여성은 뒤통수뼈에서 다공성뼈과다증이 보여 빈혈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또 정강이와 종아리뼈에서 무릎을 많이 꿇은 생활을 했음도 드러났다. 치아의 X선 사진은 사랑니가 턱 속에 잠겨 있어 16세 안팎의 나이임을, 어금니 등 여러 개의 충치가 벌레를 먹어 심한 치통을 앓았음을 알려준다. 키는 152㎝로, 오늘날 만16세 한국인 여성과 비교하면 하위 5~25%에 속하는 매우 작은 체구다. 출산경험은 없었고 팔길이가 특히 짧았으며, 넓고 편평한 얼굴형의 여성으로 드러났다.
가장 안쪽의 남성은 발끝에 모두 가운데의 세 발가락뼈는 뼈마디가 한마디씩 더 있을 뿐 아니라, 세 마디뼈 모두가 사슴류의 뼈로 밝혀져 국내에서 처음 확인되는 고대사회 매장풍습의 미스터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 2명은 동일 모계혈족인 것으로 판명됐고, 관찰된 미토콘드리아DNA 하플로그룹은 조선시대 인골과 현대 한국인에게까지 나타나며, 일반적으로 동남아시아에 널리 분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밖에 고대 송현동 사람의 금동귀고리 영양상태 동물발가락의 사용 등의 특징에서 한국 고대사회의 순장자는 노예나 전쟁포로 등 최하계층이 아닌, 무덤의 주인공 곁에서 봉사하던 사람(近侍者)이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
이번 연구는 처음부터 법의학적 방법으로 1500년 전 인골을 수습했고,
컴퓨터단층촬영(CT)과 3차원 정밀스캔은 물론, 영화의 특수분장기법까지 총동원됐다. 또 DNA와 안정동위원소를 분석해 순장자 4명의 혈연관계와 식생활을 알아냈고, 방사성탄소연대 측정으로 사망연대를 산출했다. 연구소측은 16세 여성의 인체복원 모형을 11월 하순경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영란 기자/yrle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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