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ㆍ반부패인식 지수 6.1…과반수가 "정직보다 부가 중요"

"10억원만 벌 수 있다면 10년 감옥살이도 괜찮다?"

우리나라 중·고생의 '부패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나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반부패 청렴교육'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2일 한국투명성기구가 지난달 5∼23일까지 전국 중·고생 1100명을 대상으로 '반부패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나는 감옥에서 10년을 살아도 10억원을 벌 수 있다면 부패를 저지를 수 있다"는 질문에 17.7%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한국투명성기구가 2002년에 조사한 결과(16.8%)보다 소폭 높아진 수치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기꺼이 뇌물을 쓸 것"이라는 질문에도 5명 중 1명꼴인 20%가 '그렇다'고 답했고 "학생회장에 당선되기 위해 간식이나 선물을 주는 것은 안 된다"라는 질문에 동의한 학생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42.6%에 불과했다.

또 "내 가족이 권력을 남용하거나 법을 위반해서라도 부자가 되는 것은 괜찮다"는 항목에는 17.2%가 '그렇다'고 답했고 "나를 더 잘 살게 해줄 수 있다면 지도자들이 불법행위를 하더라도 괜찮다"는 질문에는 절반을 조금 넘는 56.1%만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이외에 "정직하게 사는 것보다 부자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문항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청소년은 45.8%에 그쳤고 "숙제를 낼 때 인터넷 자료를 짜깁기 했더라도 꼭 출처를 밝힐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도 35.3%가 동조해 우리나라 중·고생의 부패인식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결과는 조사 대상의 87.4%가 '반부패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한국투명성기구 관계자의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더 늦기 전에 가정과 학교, 사회가 힘을 모아 청소년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반부패교육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투명성기구는 이같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청소년의 '반부패인식지수'를 10점 만점에 6.1점으로 산출했다.

<윤대헌기자>

[스포츠칸 연재만화 '명품열전' 무료 감상하기]

- 경향신문이 만드는 生生스포츠! 스포츠칸, 구독신청 (http://smile.khan.co.kr) -ⓒ 스포츠칸 & 경향닷컴(http://sports.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