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갱 타히티 그림, 미술품 역대 최고가 3천억여원에 팔려

2015. 2. 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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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후기 인상파 화가 폴 고갱의 회화 '언제 결혼하니?'가 약 3억 달러(약 3천272억원)에 팔려 미술품 거래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스위스 개인 소장자인 루돌프 슈테린이 최근 고갱의 1892년 유화 '언제 결혼하니?'(Nafea Faa Ipoipo: When Will You Marry?)를 판매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판매 가격이 3억 달러에 가깝다고 5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미술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토드 레빈 예술품 컨설턴트는 "지난해 말 고갱의 작품이 매물로 나왔다는 것을 들었다"며 "당시 가격은 2억 달러 후반에서 3억 달러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판매가격을 공개하지 않는 개인 거래의 특성상 정확한 가격은 알 수 없지만, 고갱의 작품이 3억 달러에 판매됐다면 이는 역대 미술품 거래 최고가를 경신하는 것이다.

종전까지 미술품 거래 최고액은 2011년 폴 세잔의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이 개인 거래되면서 기록한 2억5천만 달러(약 2천800억원)로 알려졌다.

거래가격이 공개되는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작품은 2013년 1억4천240만 달러(약 1천528억원)에 낙찰된 영국화가 프랜시스 베이컨의 '루치안 프로이트의 세가지 연구'다.

복수의 미술계 소식통에 따르면 고갱의 작품 구입자는 중동의 산유국인 카타르 왕가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NYT는 전했다.

카타르는 근래 미국 화가 마크 로스코의 '화이트 센터', 영국 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봄의 자장가' 등 고가의 현대 미술을 잇달아 사들였으며, 세잔의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 구입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언제 결혼하니?'는 고갱이 타히티 원주민 여인 2명의 모습을 그린 그림으로, 스위스 바젤 미술관에 반세기 가까이 대여 전시 중이다.

하지만 바젤 미술관이 2016년까지 수리에 들어가면서 '언제 결혼하니?'는 바젤 외곽 바이엘러 재단 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또 슈테린 일가 신탁이 바젤 주와 분규를 겪으면서 이번에 판매된 작품뿐만 아니라 반 고흐, 파블로 피카소, 카미유 피사로의 작품 등 18점이 다른 박물관으로 이전될 전망이라고 NYT는 전했다.

스위스 언론 스위스인포는 이번에 팔린 고갱 작품 '언제 결혼하니'가 바이엘러 재단 박물관에서 열릴 고갱 작품전에서 전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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