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지 "선머슴 성격 뜯어 고쳤어요"

2013. 1. 2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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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걸리 블론드'서 주연 맡은 아이돌 정은지

"드라마 성공 후 뮤지컬에 도전하니까 이젠 대중이 정은지니까 잘할거야 하면서 채찍질을 해줘서 정말 부담감이 컸어요. 요즘은 뮤지컬의 '뮤'자도 몰랐던 저를 조금씩 많은 분들이 뮤지컬 배우로 인정해 주시니 정말 감사해요. 인정받으니까 계속 뮤지컬에 대해 욕심도 나고요." 많은 아이돌들이 뮤지컬 무대에 뛰어들고 있지만 정작 뮤지컬 배우로 인정받는 아이돌은 드물다. 노래 연기 모두 높아진 관객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힘들어서다.

그런데 에이핑크 정은지는 첫 작품인 '리걸리 블론드'부터 많은 노력 끝에 뮤지컬 배우로서 가능성을 인정받는 데 성공했다.

처음 정은지가 '리걸리 블론드'를 선택했을 때만 해도 많은 사람이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냈다. 도도하고 여성적이며 통통 튀는 주인공 엘 우즈 이미지에 정은지가 어울려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은지 역시 똑같은 문제로 걱정이 많았다. 연습하러 간다는 말만 들어도 겁을 먹을 정도였다. 평소 생활 습관까지 모두 바꿔가며 주인공에게 다가가기 위해 연습에 매달렸다.

"평소 선머슴 같은 성격이라 치마도 싫어하고 구두도 잘 안 신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연습실에서 트레이닝복에 반팔티 입고 주인공 연기를 하려니 제가 어색한 거예요. 그래서 일부러 연습하러 갈 때 치마에 레깅스 입고 구두도 신고 하면서 최대한 여성스러워지려고 노력했어요." 노력은 성공을 거뒀다. 정은지는 원래 강점이었던 노래는 물론이고 연기 측면에서도 뮤지컬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걱정했던 표준어 연기도 무리 없이 소화해 내고 있다.

특히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았던 기존 주인공 캐릭터를 모방하지 않고 과감하게 자기식으로 소화한 부분은 신인답지 않은 결정이었다.

정은지는 "연습을 하면서 아무리 어른스럽게 하려고 해도 연출이 어려 보인다고 지적해 그럴 바엔 인간적이고 순수한 내 나이대 주인공을 표현해 보자고 생각했다"며 "그렇게 연습해 갔더니 연출도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해 줬고 지금 공연을 보는 관객도 좋아해 줘서 가슴 설레고 벅차다"고 말했다.

첫회 공연 때부터 지금까지 관객 호응이 좋으니 무대에서 신나고 즐거워 피곤한 줄 모른다고 한다. 요즘은 무대에 같이 서는 배우와 합을 맞추고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대사를 바꿔 볼 정도로 열정과 여유까지 생겼다.

가수, 드라마, 뮤지컬 모든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정은지는 "얼마큼 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지만 어느 한 분야에 한정을 두긴 싫고, 뮤지컬도 기회가 되면 꼭 계속 하고 싶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김제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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