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황태자 루돌프' 주연 안재욱

2012. 12. 1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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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까지 완벽해야 맘이 편해요"내년 1월 27일까지 충무아트홀

"책상 위 펜의 위치, 사인할 서류의 각도 등 사소한 부분까지 일일이 챙겨요. 이런 게 제대로 안 돼 있으면 굉장히 예민해져서 스태프들이 힘들어하죠. 하지만 무대 위 제 활동 반경 안에서 편하게 움질일 수 있어야 좋은 연기가 나오니 어쩔 수가 없네요." 배우 안재욱은 무대 위에서 무서우리만치 완벽주의자다. 그간 드라마와 예능 속 편안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생각하면 쉽게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다. 하지만 안재욱 스스로 인정하듯 그는 작품할 때와 평상시 모습이 극과 극을 달린다.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에서 안재욱의 연기가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이유도 '완벽한 준비' 때문이다. 스스로의 연기는 물론 상대 여배우, 앙상블과의 호흡까지 연습실에서 만들어 무대에 올라간다.

"연습 때 느끼지 못한 감정을 무대 위에서 느끼는 건 없다고 생각해요. 제대로 연기 속 감정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그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할 자신도, 무대 위에 올라갈 자신도 없어요." 이런 완벽주의 때문에 처음 '황태자 루돌프' 제의를 받았을 때도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뮤지컬 음악들이 자신의 수준에서는 다소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캐릭터의 매력을 거부할 수 없어 황태자 역을 맡기로 했다.

"새벽에 오스트리아 공연 동영상을 봤는데 극중 인물의 고뇌가 그대로 전달돼서 답답할 정도로 안타까웠어요. 처음엔 내가 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했는데 작품을 보고 나서는 내가 해야겠구나 하는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황태자 역할을 하기로 한 후에는 자신만의 캐릭터 만들기에 고심했다. 임태경, 박은태와 같이 캐스팅된 만큼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선택은 황태자의 연약함보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안재욱은 "나한테 연약함이 잘 어울리지 않기도 하고, 황태자를 중심으로 세력이 규합됐다면 그에게 지도자로서의 리더십이 있었을 거라 생각했다"며 "뭔가 이루고자 하는 의지는 강하지만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는 '존재의 상실감'이 딱 내가 해석한 루돌프"라고 말했다.

자신만의 루돌프를 만들고도 자신감이 없었던 어느 날 뮤지컬 대본을 쓴 원작자 잭 머피가 다가와 건넨 격려의 한마디가 그에게는 큰 힘이 됐다.

그는 "한국어 가사를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는 나이 드신 분이 공연을 보고 나서는 눈이 뻘게져서 나한테 오더라"며 "공연 어땠냐고 물으니 자신이 만든 캐릭터보다 더 좋게 표현해줘 고맙다고 말해줬는데 그때부터 자심감이 커졌다"며 웃음지었다.

[김제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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