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 동해안에 고구려·발해계 성곽 집중"

입력 2007. 3. 11. 12:38 수정 2007. 3. 11.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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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성(石城) 10여 곳 확인, 러시아 학자 보고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러시아 연해주 지역 동북해안을 따라 고구려나 발해 문화 영향이 짙은 성곽이 집중분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사실은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극동과학원 역사고고민족역사연구소 여성고고학자인 O.V. 디야코바(58) 박사가 고고학 전문 계간지인 '한국의 고고학'(주류성) 2007년 봄호(통권 3호)에 기고한 '연해주 중세시대 성지에 보이는 고구려의 전통'이라는 글에서 나타났다.

디야코바 박사는 이 글에서 발해 이후 요ㆍ금 시대를 지나 동하국(東夏國. 1217-1234) 시기에 이르는 연해주 지역 중세시대 성곽이 현재까지 40여 곳 보고됐다 면서 "이들 산성은 크게 언덕 위에 자리한 돌로 만든 발해나 말갈 축조 요새와 산비탈에 집중적으로 발견되는 여진ㆍ동하국 시대 성지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발해ㆍ말갈 축조 석성은 10여 곳 알려졌으며, 그 중 세레브란카 강의 쉐므이르코브 클류치, 자볼로트노예, 지기토프카 강의 클류치, 루드나야 강의 바시코프스코예, 쥐보피스나야 강의 세셀렙스코예와 야수 등 6개소는 디야코바 박사가 직접 조사ㆍ발굴을 담당했다.

디야코바 박사는 "이들 석성이 시베리아 호랑이로 유명한 시호테-알리안 산맥 중앙지대와 동해에 연접한 연해주 동북 해안가에 위치하므로 여간해서는 접근이 어렵다"면서 "성곽은 산 정상부에서 비교적 편평한 지역을 골라 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성곽이 "접착제가 될 만한 다른 자재는 전혀 쓰지 않는 등의 축조기법이라든가 지리적 여건으로 볼 때 고구려 성곽과 매우 흡사하며 심지어는 완전히 일치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런 축성기술은 나라가 멸망한 고구려인이 발해로 유입되는 시기에 도입된 것 같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디야코바 박사에 의하면 이 시기를 지나 여진과 동하국 시기 연해주에 조성된 성곽(현재까지 26기 발견)은 주변을 조망하기 쉬운 확 트인 산비탈에 주로 자리잡으며, 성벽 또한 진흙을 다져서 쌓는 판축기법을 보인다. 이런 성곽은 그 분포 범위가 고구려ㆍ발해계 석성보다 훨씬 넓다.

이 논문을 번역한 러시아 고고학 전문가 강인욱 부경대 교수는 "종래 한국에서는 만주지역에 견주어 거의 주목하지 않은 연해주 동북 산악지역 성곽 조사성과를 중간결산하는 한편, 그 전통을 고구려에서 찾았다는 점에서 자못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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