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성 두통' 호소하는 젊은층 증가
○ 두통 환자로 본 한국 사회 그늘
치열한 입시·취업 경쟁에 내몰린 젊은층은 단순한 스트레스를 넘어 두통 증세까지 호소했다.
본보가 건강보험공단과 함께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긴장성 두통’ 환자 수를 분석한 결과 10, 20대 젊은층 환자의 증가세가 뚜렷했다. 세대별 절대 인구수를 감안해 인구 10만 명당 세대별 환자 수를 살펴본 결과 10대는 10만 명당 358명(2006년)에서 지난해 425명으로 18.7% 늘었다. 20대 역시 같은 기간 487명에서 543명으로 11.5%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30대는 같은 기간 678명에서 665명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10만 명당 긴장성 두통 환자의 경우 △40대는 1004명에서 810명 △50대는 1341명에서1141명 △60대는 1525명에서 1346명으로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후 빈곤계층 문제가 불거지는 70세 이상 노년층부터 환자 수가 다소 증가했다.
지난해엔 40만9863명이 긴장성 두통 때문에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6년 36만6545명보다 환자 수가 늘어난 것. 절대 환자 수는 노년층의 증가세와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80세 이상 노인의 경우 인구 10만 명당 두통 환자 수의 증가세도 뚜렷했다. 이 연령대의 환자 수는 지난해 1457명으로 10년 전(1147명)과 비교해 27% 증가했다.
긴장성 두통은 편두통과 더불어 흔하게 발생하는 두통으로 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 긴장, 수면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다른 두통과 달리 정서적인 요인의 영향이 크다. 박성욱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는 “수험생이나 취업준비생들은 장시간 앉아서 공부하다 보니 잘못된 자세와 스트레스로 인해 근육 긴장이 온다”고 설명했다.
○ 두통 예방에 스트레칭 도움
긴장성 두통 환자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인구 10만 명당 환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전남으로 1269명 수준이었다. 이어 충북(1112명), 광주(1052명), 제주(999명) 등의 순이었다. 오히려 대도시인 서울은 인구 10만 명당 646명에 그쳤다. 전남과 서울의 긴장성 두통 환자 수의 차이가 두 배 가까이로 벌어진 것이다. 긴장성 두통에 영향을 미치는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대도시보다 농어촌에서 더 심한 것이 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는 “가벼운 유산소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통해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긴장성 두통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입시나 취업 준비로 바쁘더라도 운동을 통해 뇌에 건강한 자극을 주고 쉬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또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지켜 신체 주기에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는 것도 두통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임현석 lhs@donga.com·최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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