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미세먼지, 건강한 사람은 괜찮다? 확인해보니..

김필규 2016. 6. 23.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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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팩트체크 > 시간인데요. "건강한 사람은 미세먼지를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세계보건기구에서 미세먼지를 발암물질이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가치부여를 할 필요는 없다. 커피도 발암물질이라고 했다가 아닌 것으로 됐다" 이게 누가 한 얘기일까요? 어제(22일) 얘기가 상당히 논란이 됐는데 발언의 주인공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바로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었습니다. 미세먼지 대책을 만드는 주무부처장관이 이게 별로 위험한 게 아니다라고 얘기했다면 듣는 사람 상당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죠. 정말 그런 건지 오늘 팩트체크에서 자세히 짚어드리겠습니다. 김필규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윤 장관이 그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한 거라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이야기라 어쩌면 좀 더 편하게 이야기한 거일 수 있는데요.

기자들 사이에서 이제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 이달 초에 나왔죠. 이 대책에 대해서 국민들의 공감대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랬습니다.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가 미세먼지를 발암물질로 지정하는 바람에 국민들이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됐다"라고 하면서 앞서 소개해 드린 그런 이야기를 했던 겁니다.

[앵커]

그러면서 커피하고 지금 비교를 했는데… 그만큼 이제 WHO의 발암물질 분류 기준이 너무 엄격하다. 그러니까 미세먼지에 대한 WHO의 우려도 과장된 것이다. 이런 얘기인가요?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런 얘기죠?

[기자]

그렇게 볼 수 있는데요. 실제로 커피는 1991년에 방광암을 유발하는 발암물질로 분류가 됐다가 윤 장관 말대로 바로 지난 15일에 WHO에서 그런 어떤 근거가 불충분하다면서 발암물질로 분류되지 않는 그룹 3군으로 조정이 됐습니다.

그런데 애초에 처음에 커피가 발암물질로 지정됐던 거는 볶는 과정에서 생긴 한 1천여 개의 화학물질 가운데 일부가 쥐 같은 설치류에 암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인체에도 같은 영향일지에 대해서 충분한 연구결과가 없어서 그렇다면 아마도 암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는 2B그룹으로 분류가 됐던 겁니다.

여기에는 휘발유 연기나 피임약, 휴대전화 전자파, 절인 야채 등이 이 군에 포함이 됩니다.

[앵커]

그 얘기는 애초에 커피는 그렇게 위험한 군으로 분류되지는 않았었다, 이런 얘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반면에 미세먼지는 각종 암과 심혈관질환 그리고 또 호흡기질환을 일으켜서 생명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쏟아지면서 2013년에 보시는 것처럼 가장 위험한 1군 발암물질로 지정이 됐습니다.

여기에는 포름알데히드나 석면, 담배연기 등이 포함이 되니까요. 커피와는 차원이 다른 발암물질이라고 봐야겠습니다.

[앵커]

일단 비교대상이 부적절했던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윤성규 장관이 또 할 얘기 중에 일부 의사들의 입장이라고 전하면서 "건강한 사람은 미세먼지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얘기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동안 이제 "미세먼지는 메르스 같은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한 어떤 증상이 없이 갑자기 사망하는 일은 드물다. 그래서 대다수 국민은 너무 당황할 필요가 없다"라는 의사 의견이 매체를 통해서 종종 나오기는 했습니다.

실제 미세먼지는 노약자나 원래 병이 있던 사람들에게 더 치명적이고 이들이 이제 미세먼지에 취약한 건 사실인데요.

하지만 당장 미세먼지 마시고 쓰러지지 않는다고 해서 건강한 사람에게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일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습니다. 들어보시죠.

[임종한 교수/인하대 예방의학과 : 건강한 사람에게조차도, 지금 대기수준 자체가 사망률을 증가시키거나 질병을 야기하는 정도라는 겁니다. WHO에 나온 기준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서 나온 의견이 아닌가 싶습니다. 주의해야 할 정도가 아니죠. 일반인조차도, 건강한 사람도 그렇습니다.]

[앵커]

그렇습니다. 이게 뭐 질환이라는 게 갑자기 어느 한순간에 생기는 게 아니라 이런 게 자꾸 쌓여서 점차 나타나게 되고 나중에 심각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미세먼지도 그래서 건강할 때부터 조심하자는 차원에서 모두들 얘기하고 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건강한 사람은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 이거는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가 아닌가.

[기자]

그 이야기대로 건강한 사람은 미세먼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 이야기는 마치 시도때도 없이 담배 피우는 사람과 함께 살고 있는 배우자보고 당신은 건강하니까 걱정을 안 해도 된다라고 말하는 거하고 같다는 그런 의사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현재까지 의학적인 결론으로는요. "건강한 사람이든 아니든 미세먼지는 모두 조심해야 되고 이렇게 손도 잘 씻고 마스크도 착용해야 한다"는 게 상당수 전문가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앵커]

환경부가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주체가 되는 그런 부서입니다. 그렇죠?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혹시 축소하려는 게 아니냐, 이런 의심도 사람들은 할 것 같습니다.

[기자]

그래서 환경부에 확인을 해 본 결과, "장관이 이제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은 불필요한 공포를 경계하자는 취지였을 뿐이다. 환경부가 미세먼지 대처에 소극적인 인식을 가진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을 했는데요.

바로 얼마 전에 고등어구이가 미세먼지 주범인 듯한 보도자료를 냈다가 논란이 되니까 뒤늦게 철회했던 곳, 바로 환경부였습니다.

[앵커]

그렇습니다.

[기자]

지금도 환경부 홈페이지에 가보면 WHO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아주 심각하게 경고를 하고 있는데요.

오히려 장관은 "WHO의 주장에 너무 신경 쓸 필요가 없다"면서 오락가락하는 그런 모습이죠.

지금 불필요한 공포가 과연 어디에서 비롯되고 있는지부터 그것부터 짚어봐야겠습니다.

[앵커]

WHO를 믿을까요, 우리 환경부를 믿을까요, 우리 국민들은. 답은 말씀 안 드려도 될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에. 얼핏 주무부처인 환경부 장관이 이런 문제에 있어서 너무 한가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느낌도 피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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