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학들 "서울대 교수들, 선구자보다 추종자 그쳐..노벨상 못내"

2016. 3. 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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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자연대 해외석학평가 최종 보고서..교수들 정년 보장받고 안주경향 박사후 과정 연구자에 대한 지원 열악.."최고분야 3~4개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팀 헌트[연합뉴스 자료사진]
에핌 젤마노프 미 캘리포니아대 교수[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대 자연대 해외석학평가 최종 보고서...교수들 정년 보장받고 안주경향

박사후 과정 연구자에 대한 지원 열악..."최고분야 3~4개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자연과학 분야의 세계 석학들이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자연대)이 세계 선도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교수진의 연구 풍토를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9일 서울대 자연대의 해외석학평가 '교육·연구역량제고사업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팀 헌트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는 "젊은 연구진이 정년 보장을 받기 위해 유명 연구지 기고 압박을 받기 때문에 인기있는 연구에만 집중한다"고 지적했다.

팀 헌트는 "때문에 젊은 연구진이 '선구자'가 아니라 '추종자'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며 "이대로라면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내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연대는 10년 전 한국 최초로 정량적이고 획일적인 방식의 대학 평가에서 벗어나 정성적 평가와 조언을 받는다는 취지로 해외석학평가를 도입했다.

10년 만인 작년 2월 노벨상과 필즈상 수상자를 포함해 자연과학 분야 해외 석학 12명을 자문위원단으로 위촉하고 5∼9월 연구와 교육 환경에 대한 서면·방문 평가를 받았다.

팀 헌트 전 영국 암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을 포함해 에핌 젤마노프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 리타 콜웰 전 미국과학재단 총재, 톰 루벤스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평가단은 이 보고서에서 자연대가 10년 전보다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는 점에 대해 공통적으로 인정하면서도 아직 '세계를 선도하는' 수준이 아니라 '세계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평가단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점은 교수의 채용과 승진을 결정하는 평가시스템이 발표하는 논문의 수와, 학술지의 수준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평가단은 "이러한 정책은 연구자들이 모험적인 연구를 하지 못하게 하고 과학계에서 세계적으로 의미있는 '대발견'을 하는 가능성을 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교수들이 정년 보장을 받고 나서 안정적인 지위에 안주해 창의적 연구를 하지 않는다는 점, 대학원생 수에 비해 교수 숫자가 너무 적다는 점, 박사후과정(post doctor) 연구자에 대한 지원이 열악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평가단은 이어 "앞으로 5∼10년 안에 전략적으로 최고 분야 3∼4개를 육성해야한다"며 "신임 연구진과 대학원생들이 연구를 시작할 때 충분히 지원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자연대는 최종 보고서 내용을 참고해 대학 차원의 개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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