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하루만에 두살? 한국식 나이 계산법 언제까지

박성대 기자 2015. 12. 2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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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기준은 출생일 기준.. 중국서 시작된 계산법, 한국서만 유일하게 관습처럼 사용

[머니투데이 박성대 기자] [법적 기준은 출생일 기준… 중국서 시작된 계산법, 한국서만 유일하게 관습처럼 사용]

28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다가오는 2016년을 맞아 설치된 원숭이 조형물앞에서 시민들이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고 있다./사진=뉴스1

#1987년 10월생인 이 모씨는 이달 초부터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며칠 뒤면 한국식 나이로 30살이 돼서다. 만 나이로는 28살 2개월인데도 벌써부터 "이제 서른인데 시집 갈 준비해야지"라는 말을 듣는 빈도가 잦아져서 마음이 불편하다.

#지난 9월 둘째 아이를 본 최 모씨는 기분이 묘하다. 이제야 고개를 막 가누는 만 4개월에 불과한 신생아지만 한국식 나이로 곧 두 살이 되기 때문이다.

새해마다 나이를 한 살씩 먹는 '한국식 나이 계산법' 무용론이 연말연시를 맞아 다시 설득력을 얻고 있다.

29일 한국식 나이 계산법에 따르면 이달 태어난 아기의 겨우 해가 바뀌어도 만 2개월 신생아에 불과하지만 한국 나이로는 2살이 된다. 12월31일에 태어난 아이도 하루만에 한국 나이로 2살이 되는 셈이다.

만 60세인 '환갑'도 한국식 나이 61살이 된 해 본인의 생일에 기념한다.

태어나면서부터 한 살을 부여하는 '동아시아 나이 계산법'으로 중국에서 비롯됐다. 중국의 영향으로 한국, 일본, 베트남 등 한자 문화권 국가들 사이에서 전통적으로 널리 통용돼왔다.

동아시아 나이 계산의 기반은 '인간존중'에 기반한다는 설이 있다. 임신하는 순간부터 나이를 먹기 시작해 태어난 순간 한 살이 된다는 해석이다.

또 '0'의 개념이 중국을 비롯한 한자 문화권에 없어서 한 살부터 시작했다는 설과 해가 바뀔 때 나이를 더하는 것이 농경사회에서 계절이 바뀌는 것을 중시하다보니 생겼다는 주장도 있다.

동아시아 나이 계산법은 정작 본고장인 중국에선 1966~1976년 10년간 진행된 문화대혁명 이후 공식적으로 쓰이지 않는다.

일본에서도 1902년 법적으로 만 나이를 공식적으로 적용한 이래 일상적으로 거의 쓰이지 않고 있다. 베트남 역시 프랑스 식민지 시대를 거쳐 한자 문화권에서 멀어진 현재 동아시아 나이 계산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동아시아 나이 계산법은 현재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한민국에서만 일상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법적 나이는 출생일을 기준으로 적용돼 법률상에선 만 나이로 따진다. 다만 병역법의 경우 병역 자원의 통일적 관리를 위해 생일이 아닌 연도를 기준으로 나이를 계산하고 청소년보호법의 경우엔 규제의 효율성과 집행의 편의성을 이유로 연도를 기준으로 청소년 여부를 구분한다.

예컨대 청소년보호법에 따르면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청소년에서 제외되므로, 만 19세가 되기 전이라도 해당연도의 1월1일이 되면 청소년보호법의 청소년이 아니게 된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동아시아 나이 계산법을 세는 단위는 주로 '살'을 사용하고 만 나이는 '세(歲)'로 표시한다.

박성대 기자 spar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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