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 민상토론 제재한 '민망한 방심위'

CBS 박재홍의 뉴스쇼 2015. 6. 26.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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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행간 주제 들어볼까요?

◆ 김성완> 혹시 민상토론이라고 하는 개그코너 보신 적 있으세요?

◇ 박재홍> 인기 많죠.

◆ 김성완> 굉장히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고 또 많이 보기도 하는 그런 코너인데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인기 개그코너인 민상토론을 불쾌함을 유발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했습니다. 언론단체가 코미디 같은 징계다 이렇게 반발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민상토론 징계한 민망한 방심위,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조금 전에 김진오 기자가 살짝 짚어주기는 했습니다마는, 불쾌함을 유발했다는 건 어떻게 해서 나온 말인가요?

◆ 김성완> 불쾌하다는 말이 처음 나온 건 방심위가 아니고요. 인터넷미디어협회라는 곳입니다. 극우인사인 변희재 씨가 대표로 있는 단체인데요. 이 인미협이 지난 14일 방송된 민상토론이 정부를 일방적으로 비판해서 불쾌했다, 이러면서 방송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했습니다. 방심위가 엊그제 안건을 심의했는데요. 여당이 추천한 함귀용 의원이 그 주장을 적극적으로 동조를 했습니다. “많은 국민이 고통 받는데 우스갯소리를 하면서 부적절한 표현을 쓴 것은 시청자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징계를 해야 한다고 주장을 했고요. 야당이 추천한 박신서, 장낙인 의원은 “권력과 가진 자에 대한 풍자일 뿐이다” 그러면서 징계에 반대했습니다. 여당 추천을 받은 김성묵 위원장과 고대석 의원이 징계 의견을 찬성을 하면서 이게 소위원회가 위원이 5명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301호 경징계인 행정지도를 결정했습니다. 징계사유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7조 5호 위반인데요. 이게 이제 품위유지조항입니다. 기타 불쾌감, 혐오감 등을 유발하여 시청자의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해치는 표현을 해서는 안 된다, 이런 건데. 이 조항을 위반했다고 지금 징계를 한 것이죠.

◇ 박재홍> 시청자의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해쳤다. 그러면 14일에 방송된 거잖아요. 방송내용이 뭐였습니까?

◆ 김성완> 민상토론 보신 분들은 다 아시기 때문에 제가 어떻게 구구절절 설명드리기 그런데요. 이게 이제 시사풍자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걸 풍자한 개그코너잖아요. 그래서 더 웃음을 유발을 했는데요. 지난 14일 방송분은 메르스 사태에 대한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토론 주제였습니다. 메르스 사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냐 이렇게 사회자가 물으니까 패널들이 원래 제대로 말을 못하잖아요. 그러니까 말을 못하니까 사회자가 말꼬리를 잡으면서 ‘복지부 장관이 한심하다?’ ‘복지부 장관이 보건을 모른다?’ ‘서울시장은 잘했다?’ 이런 식의 뒤에 말을 붙여나가면서 풍자를 하는 이런 방식으로 진행을 했습니다. 패널로 출연한 유민상 씨는 낙타와 접촉을 피하라는 보건복지부의 예방지침에 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낙타고기는 도대체 어디에서 먹으라는 거야?’ 이렇게 이제 말하는 장면도 함께 나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메르스 초동대처가 미흡했다는 걸 개그코드로 우회적으로 풍자를 한 건데. 사실 정부 대처가 미흡했다는 건 정부도 인정하는 사실 아닙니까? 복지부 장관도 인정한 사실이고. 그런데 이게 과연 징계까지 할 만한 사안이고, 국민의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해쳤다,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사진=KBS 2TV 개그콘서트 '민상토론' 방송화면 캡처)
◆ 김성완> 저는 징계한 방심위 위원들도 겉으로는 표현할지 몰라도 속으로는 참 민망할 거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저는 징계사유로 말한 이 “불쾌하다”는 표현부터 참 불편한데요. 이게 시청자들을 불쾌하게 했다는 것인지 아니면 심의위원이 불편하다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대통령이 불쾌했다는 건지 도무지 분간이 안 됩니다. 도대체 불쾌하다는 기준이 뭔가요? 제가 한 번 묻고 싶어요. 사람마다 다 다른 어떤 느낌이라는 게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게 공정함과 관련되어 있을 것인데, 시사프로그램에서 공정한 어떤 기회를 주지 않았다거나 반박기회를 안 줬다거나 그럴 경우에 어떤 정치적 입장에 따라서 불편함을 느끼거나 불쾌함을 느낄 수 있잖아요. 그런데 그런 것도 아니고 시사풍자를 하는 것을 불쾌하다고 느끼는 것, 이것을 징계한다고 하는 게 이해가 안 되는데요. 풍자를 하면서 사실 9시 뉴스 하듯이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정색을 하면서.

◇ 박재홍> 양복을 입고.

◆ 김성완> 그러니까 원래 시사풍자라고 하는 것은 어떤 사안을 두고 꽈배기처럼 배배 꼬기도 하고 말장난도 하고 그렇게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 박재홍> 그렇죠.

◆ 김성완> 여당측 심의위원들은 이게 왜 불쾌함을 느낄 만한 사안이라고 판단했을까, 왜 혐오감을 불러일으켰을까, 생각하니까 좀 개인적으로 제가 납득이 잘 안 되더라고요.

◇ 박재홍> 시사풍자라든지 어떤 개그코드로 얼마든지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 사회의 정치의 수준을 좀 보여주는 것이기도 할 텐데.

◆ 김성완> 이건 사실 고대 때부터 다 풍자라는 것이 있어 왔고 우리는 이제 광대라는 표현도 쓰잖아요. 저잣거리에서는 다 그런 걸 하는 거거든요.

◇ 박재홍> 오히려 유쾌하게 정치인들이 받아넘길 수도 있는 그런 부분이기도 할 텐데.

◆ 김성완> 맞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십니까?

◆ 김성완> 저는 방심위 위원들한테 좀 묻고 싶은데요. 만약에 박원순 시장, 새정치연합 당내분 사태를 풍자했다면 이렇게 징계를 했을까. 한 번 대답을 들어봤으면 좋겠습니다. 방심위의 정파성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요. 위원회 구성부터 제가 아까 말씀드렸잖아요. 3:2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여당 의원들이 징계를 해야 한다고 그러면, 표결로 들어가면 어쩔 수 없이 징계를 해야 돼요. 그렇지만 우리나라 위원회들이 다 이런 방식으로 구성이 되어 있거든요. 여기까지는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잣대는 공정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잣대를 가지고 아무 데나 여기 가면 잣대가 줄줄 늘어났다가 또 다른 데 가서 잴 때는 아주 조그마해졌다가 이렇게 하면 안 되잖아요. 누구는 내편이니까 해도 괜찮고 누구는 미우니까 안 되고 이런 방식이면 안 된다는 건데요. 일부 종편을 보면 시사프로그램인데 개그보다 훨씬 더 웃기고 황당하고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 박재홍> 목소리도 굉장히 크고 더 선정적인.

◆ 김성완> 그런데 징계 안 하지 않습니까? 민상토론은 개그여서 오히려 비꼬아서 불편하다 이렇게 느끼는 것은 사실은 제가 볼 때 말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심의 결과가 나온 뒤에 이런 입장을 내놨는데요. 정치 얘기만 나오면 벌벌 떠는 민상토론 상황이 현실이 됐다,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그러니까 말을 못해서 그 말 못하는 상황을 풍자한 것도 그것도 하면 안 된다니, 우리 사회 수준이 지금 어디까지 가있나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제가 볼 때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메르스 사태 터졌을 때 개미 한 마리 지나갈 수 없도록 하겠다” 이게 오히려 더 개그처럼 보이는 이런 현실을 어떻게 봐야 할지 좀 답답하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아예 그냥 입을 닫고 살라는 말 아니냐 이런 말씀인 것 같은데,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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