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외전' 흥행할수록 수원지검 검사들은 억울하다

2016. 2. 2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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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과 너무 달라" 현직검사가 꼽은 영화 속 '옥에 티'

"내 일상과 너무 달라" 현직검사가 꼽은 영화 속 '옥에 티'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수원지검이 진짜 그래?"

최근 들어 수원지방검찰청 현직 검사들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그 이유는 바로 관객 9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킨 영화 '검사외전'의 주요 무대가 하필이면 수원지검이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수원지검 검사는 정치인을 비호하고 스스로 정치인이 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거나, 피의자에게 폭력과 폭언을 하는 '괴팍한' 검사로 묘사된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영화 속 '수원지검 검사들의 악행'도 소문을 타고 번져나갔고, "도대체 어떤 영화냐"는 궁금증에 현실 속 수원지검 현직 검사들이 일제히 영화를 관람하기에 이르렀다.

영화가 개봉한 지 약 1주일 뒤인 지난 11일엔 수원지검 영화동호회 소속 검사 10여명이 단체로 영화관을 찾기도 했다.

영화를 본 검사들은 영화의 작품성 평가를 떠나 하나같이 "현실과 너무 다르다"며 억울함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내비쳤다.

오죽하면 영화 속 악랄한 부패 검사로 그려진 '차장검사 우종길'을 놓고 현실 속 수원지검 두 차장검사가 서로 "우종길이 아니다"는 농담을 주고받을까.(영화 속 수원지검에는 차장검사가 한 명이지만, 현실에선 1·2차장으로 두 명이다.)

현실과 다른 영화 속 옥에 티 같은 대사 중 '취조'라는 단어가 있다. 적어도 검찰에서는 더는 사용하지 않는 용어다. 취조 대신 조사라는 단어를 쓴다.

체포된 피의자가 조사실에서 밤새 방치됐다가 숨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또한 현재 검찰의 '인권보호수사준칙'에 따라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당사자의 동의 없이는 자정을 넘겨 조사할 수 없으며, 피의자를 조사실에 홀로 방치한다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검사가 구속영장 없이 사람을 잡아오라고 소리치는 장면도 현실을 크게 왜곡한 것이다. 영장 없이 사람을 체포하는 것은 현행범이거나 사안이 중대한 긴급체포일 때만 가능하다.

'외전보다 빛나는 진짜 수원지검 이야기'라는 영화 감상평을 검찰 내부 온라인 게시판에 올린 영화동호회 소속 한 검사는 "최근 검사를 소재로 한 많은 작품에서 묘사된 검사의 모습은 하나같이 나의 일상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동시에 "검사의 그릇된 모습이 마치 사실인양 그려지는 이유에 전혀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자성도 했다.

"검사를 천직으로 알고 실체적 진실 발견과 검사로서의 사명만을 생각하며 한 손 엄지손가락엔 골무를 끼고 다른 한 손으로는 자장면을 먹으며 늦은 밤까지 기록을 넘기는 수많은 나의 동료, 선후배들과 함께 5천만 국민에게 박수받는, '외전'이 아닌 수원지검의 '검사본전(本傳)'을 위해 내 본분을 다하겠다."

마지막으로 이 검사는 "왜 하필 수원지검이었을까"라며 "영화 속 수원지검 덕분에 이른바 '대박'을 낸 이 영화의 제작진들은 수원지검에 조금이나마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을까"라는 뼈있는 한 문장으로 감상평을 마쳤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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