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겐 봄이 없다] "아무리 발버둥 쳐봐도.."

2011. 2. 24.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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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금리·전월세대란·구제역 '겹겹 악재'"6%성장 딴나라 얘기…체감경기 한겨울"

중학생 영훈(가명ㆍ14)군 가족은 모두 돈을 번다. 아버지는 4평 남짓 조그만 분식집을 하고, 할머니는 아버지를 도와 분식집에서 일한다. 어머니는 간병인이다. 영훈이도 조금이라도 보태보겠다고 몇 달 전부터 새벽 신문배달을 시작했다.

그런데도 생활은 늘 쪼들린다. 네 가족 수입을 모두 합쳐도 많아야 300만원 남짓. 생활비에 대출이자, 영훈이 학원비까지. 저축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한다.

올 들어 영훈이네 부모님의 한숨이 더 깊어졌다. 뛰는 물가에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졌고, 분식집도 재료비 부담 때문에 수지가 맞지 않는다. 무엇보다 집 주인이 4월 만기가 되는 전셋값을 대폭 올리겠다고 한다. 지금 서울 구의동에서 20평형대 아파트에 1억6,000만원에 전세를 살고 있는데 2억3,000만원으로 올려 달라고 하니 도저히 감당이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이사는 더 쉽지 않다. 영훈이 학교도 문제지만, 뭣보다 아파트고 다가구주택이고 작은 평형 전세는 아예 씨가 말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영훈이네 같은 서민가정이 은행에서 7,000만원을 빌리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과연 영훈이네 가족에게 희망이란 있긴 한 걸까.

봄이 왔지만, 서민경제는 지금도 한파상태다. 아니 체감온도는 나날이 더 떨어지고 있다. 서민들이야 늘 어렵고 힘들었지만, 이렇게까지 악재가 한꺼번에 겹쳐 생계를 옥죈 적은 별로 없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성장률 6.1%, 올해도 5% 전후가 예상되지만 이를 체감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다. 중소기업 샐러리맨과 영세자영업자가 대부분인 서민 가계의 소득은 사실상 제자리 상태. 하지만 유례없는 고물가, 점점 더 수위를 높여가는 고금리는 아무리 씀씀이를 줄여도 감당하기 어렵다.

도시에서는 10명 중 4명에 달하는 세입자들이 전ㆍ월세 대란에 당장 살 곳을 찾지 못해 '난민'신세가 되어가고 있고, 농촌에서는 석 달 가까이 지속된 구제역에 400만마리에 달하는 소ㆍ돼지들이 매몰되면서 축산농가들이 초토화됐다.

그렇다고 가난의 대물림을 막을 수 있는 희망의 사다리도 부러진 지 오래. 대학을 졸업해도 등록금 마련을 위해 진 빚만 수천 만원이지만 일자리는 몇몇 선택된 이들의 몫이니, 대부분 청년들은 '빚쟁이 백수'신세로 사회 첫발을 내딛는 게 현실이다. 김기원 방송대 교수는 "고물가나 전세대란, 등록금과 청년실업, 그리고 구제역까지 경제환경이 악화된 측면도 있지만 적시에 문제를 풀어가는 정부의 대응능력이 부족한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젠 정부도 서민경제 이슈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본보는 ▦학자금과 일자리 이중고에 시달리는 청년 ▦저소득-고물가에 시달리는 일반가계 ▦구제역으로 가축과 희망을 모두 잃은 농촌 ▦양산되는 전세난민 등 서민경제 4대 취약 분야의 실상을 집중 해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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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태기자 ytlee@hk.co.kr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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