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액션 히어로' 비, 할리우드를 삼키다[인터뷰]

2009. 11. 1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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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스타 비(본명 정지훈)가 전미 박스오피스 1위에 대한 야심을 밝히며 미국 시장을 향한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졌다. 비가 원톱 주연으로 나선 영화 '닌자 어쌔신'은 '스피드레이서'로 인연을 맺은 세계적인 감독 워쇼스키 형제와 워너브라더스의 조엘 실버가 제작자로 나선 하드고어 액션 블록버스터. 비는 '난자 어쌔신'을 통해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가 제작하는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에 자신의 이름을 처음으로 올리는 최초의 한국배우가 됐다. 특히 자신을 살인병기로 만든 닌자 집단에 복수 하는 최고의 암살자 라이조가 되어 강도 높은 액션신을 소화하며 그가 지닌 육체성을 극대화했다. 덕분에 이소룡-성룡-이연걸의 뒤를 이을 '넥스트 액션 히어로'로 할리우드 영화팬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닌자 어쌔신'은 '매트릭스'로 일대 혁명을 일으킨 워쇼스키 형제와 조엘 실버가 10년 동안 준비해 온 프로젝트다. 캐스팅은 실질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졌나?

● 2007년 당시 '스피드 레이서'를 촬영할 때였다. 래리 (워쇼스키)가 현장에서 닌자에 관한 책을 보고 있는 거다. 연유가 궁금해 그에게 물어봤더니 "10년 동안 계속 하고 싶었던 닌자 관련 프로젝트가 있는데 마땅한 배우를 못 찾아서 걱정"이라며 "'스피드 레이서' 이후 이 프로젝트를 현실화 시켜볼까 생각 중"이라고 말하더라. 순간 내가 아주 작은 파트라도 워쇼스키의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래서 시키는 것마다 정말 열심히 했지. 촬영도 없는데 현장에 나가 눈도장도 찍고. 어떻게 하면 이들 형제의 눈에 뛸까 하는 생각으로 계속 옆에 붙어 있었다.(웃음) 그러다 '파이트' 신 촬영이 있던 어느 날, 스턴트맨 팀이 갑자기 나를 부르더라. 내 촬영분량이 아님에도 이 신을 해 볼 수 있겠냐고 묻는 거지. 다행히도 어릴 때 태권도와 합기도를 배웠고 업어진 영화지만 '바람의 파이터' 대문에 3개월간 액션스쿨을 다닌 베이스가 있어 나름 최선을 다해 보여줬는데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았다. 그날부터 레인이 액션을 잘 한다는 소문이 났고 워쇼스키 형제가 직접 보고 싶다고 해 그들 앞에서 다시 보여줬지. 그랬더니 일주일 후에 전화가 왔다. 닌자 프로젝트를 함께 하자고. 그래서 주인공이 누구냐고 물으니 '바로 너'라고 해 깜짝 놀랐다. 한 마디로 번개 맞은 느낌이었다고 할까?

-조엘 실버와 워쇼스키가 제작하는 할리우드 영화의 원톱 자리를 꿰찼으니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탄 느낌이었겠다.(웃음)

● 어린 맘에 이거 하나로 모든 소원 성취를 이뤘다는 생각이 들만큼 꿈만 같았다.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가 제작하는 영화에 한국배우로서는 처음으로 원톱 주인공이 됐으니. 저에게 '너무 빨리 가는 것 아니냐. 몸을 너무 혹사시키지 말라'고 걱정하시던 모 감독님도 '닌자 어쌔신'에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첫 번째로 알려드리니 '흥행을 하든 안 하든 기록에는 남을 법한 영화에 출연하는 거'라며 무척 기뻐해 주셨다. 촬영을 하면서도 딱 하나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나만 살자'였지.(웃음) 이 영화로 할리우드 관계자나 북미 관객들에게 '레인'라는 배우를 제대로 각인만 시킨다면 넥스트가 있을 거라 확신했으니까. 실제로 워쇼스키 형제-조엘 실버와 함께 한다는 소식만으로도 할리우드 관계자들 사이에서 '비'란 배우가 핫 해진 것은 사실이다.

-연속되는 행운에 부러워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듯하다. 물론 부단한 노력이 뒷받침 돼야 하는 결과물이겠지만.

● 영화는 그냥 셋팅이 잘 되서 쉽게 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절대 아니다. 내가 안 보이는 삼년 동안 정말 무지하게 뛰어다녔다. 오디션을 보기 위해 열 두 시간 동안 길거리에서 대기하다 스튜디오에 들어가 말도 안 되는 춤도 추고 무술, 태권도 등 나름의 장기 자랑까지 선보였지. 또 내 음반을 직접 돌리기도 하고 밥도 사며 폭탄주까지 말아주는 등 한국식으로 정말 별거 별거 다 했다. 폭탄주는 '새로운 칵테일'이라며 다들 좋아했는데 내가 뭐만 하면 다음 날 새로운 소문이 생길 정도였지.(웃음) 어렸을 때부터 배운 모든 것을 그들에게 보여줬다고 보면 될 거다. 덕분에 그 사람들과는 대부분 친해졌다.

-완성되 영화를 직접 본 느낌은 어떤가?

● 시사회에서 처음 영화를 봤을 땐 가슴이 두근 반 세근 반 떨렸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난 지금, 일단 안심이 된다. 흥행 여부야 섣불리 예측하긴 어렵겠지만 저라는 인물은 확실히 각인 될 것 같아서.(웃음)

-제작진들이 액션스타로서의 가능성을 인정하며 '넥스트 이소룡' '넥스트 성룡'으로 부르더라.

● 미국에서 이소룡이나 성룡을 모르면 액션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닐 만큼 인지도가 대단한 분들이다. 하지만 젊은 배우들 중에서 그들의 뒤를 이을 넥스트 액션 히어로가 현재 공석으로 남아 있는 상황인데 나에게 '넥스트 이소룡' '넥스트 성룡'이란 코멘트를 해 주셨다는 것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자 칭찬이지.

-실제로 복싱, 가라테, 쿵푸의 동작들이 반영되고 칼, 체인, 표창 등 다양한 도구들을 이용해 만들어진 액션 장면들이 굉장히 다채롭더라.

● 나만의 스타일리시한 무술영화를 만들기 위해 액션팀과 계속 연구했다. 일단 닌자는 늘 숨어 있어야 하는 존재이기에 낮은 포복, 기마자세부터 연습했지. 각국의 복싱, 가라테, 쿵후 챔피언뿐 아니라 텀블링챔피언, 성룡, 이연걸 액션팀의 멤버로부터도 배웠고. 무엇보다 칼, 체인, 표창, 맨 주먹 등 다채로운 액션을 원 없이 시도해 봤다는 점이 좋았다.

-제라드 버틀러를 조각 몸매로 만들어준 영화 '300'의 무술팀을 만나 군살하나 없는 완벽한 몸짱으로 거듭났다. 근육 트레이닝에 따른 비포앤 애프터 사진도 공개했는데 볼수록 놀랍더라.

● 훈련 과정에서 정말 죽기 살기로 노력했다. 우선 감독이 원하는 완벽한 몸으로 변신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 와인에 절인 닭가슴살을 먹었고, 2주에 한 번 순살코기를 아무 조미료도 넣지 않은 채 물에 삶아 먹는 등 소금 한 점 먹을 수 없는 식이요법을 고통 속에 감내해 냈다. 외식을 할 때도 식당에 '소금이나 후추, 설탕 다 빼달라'고 부탁했었지. 또 근육 만들기와 무술 연마를 8개월간 집중적으로 하다 보니 늘 정신적으로 화가 많이 난 상태였는데 길을 가다 누가 째려봐도 시선을 피하지 않을 만큼 전투적으로 변해 있었다. 가장 놀라운 건 내 몸의 변화였지. 트레이닝 팀이 10 단계로 나누어 변화한 내 몸을 촬영해 놓은 사진이 있는데 볼 때마다 놀랍다.

-그렇게 육체적으로 극한가지 몰아붙이다 보면 정신적으로도 한계를 느끼는 순간이 있을 것 같다.

● 사실 힘들 때마다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다시 아시아로 돌아가 열심히 콘서트도 하고 한국에서 드라마나 영화를 찍으며 그렇게 살고 싶었다. 8개월간 수도 없이 스스로에게 했던 질문이지. 하지만 자존심 때문에라도 포기는 못 하겠더라. 또 내가 아령 100kg짜리를 들면 "맷 데이먼, 브래드 피트도 우리가 트레이닝 시켜봤는데 네가 제일 못하는 것 같다"며 약을 올리는 트레이닝 팀에게 독기가 바짝 오르기도 했었고. 나중에는 할리우드의 액션영화, 이소룡이나 성룡의 영화를 수없이 반복해 보면서 연구하고 내가 하는 액션 동작들을 춤 동작 외우듯 달달 외워 몸에 숙지했다. 마음이 약해지지 않게 아침마다 나의 미국진출에 관해 쓴 왜곡 기사나 안티팬들의 글을 스크랩 해놓고 읽으면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겠다는 의지도 불태웠고. 설령 이 시도가 실패일지라도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나의 의무라 생각하며 이 악물었지.

-제작자인 조엘 실버가 '엄청나게 사랑 받는 배우가 될 것'이라고 칭찬하는 등 스태프들이 비의 열정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 영화를 찍을 때 동기부여는 사실 어머님이다. 어머니는 십 수 년을 매일 새벽에 나가셔서 저녁 늦게까지 일하시는 생활을 하셨는데 내가 이 정도도 못 견디면 배부른 거란 생각을 많이 했다. 처음 미국에서 사람들을 만났을 때 그들이 말한 아시아인의 성공 가능성은 10% 미만이었다. 그런데 워쇼스키가 옆에 있으니까 사람들이 날 눈 여겨 보게 됐고, 조엘 실버가 뒤에 있으니 다른 제작자들이 봐주기 시작했다. 내 인생에서 번쩍하는 세 번의 순간이 있었는데, 첫 번째가 진영이 형을 만났을 때, 두 번째가 워쇼스키 형제를 만났을 때, 세 번째가 <닌자 어쌔신>이다. 현재 내 옆엔 최상의 팀들이 포진하고 있고, 이제는 정말 해볼 만한 게임이 되었다. 이 영화가 흥행이 되든 안 되든 할리우드에서 이름을 많이 알릴 수 있을 것 같다. 드디어 이제 진검승부다.

-상대역인 '미카'의 나오미 해리스와 로맨스가 없는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원톱 주인공이 동양인 남자 배우이기 때문이지 않을까라는 여러 해석과 의견들이 분분하기도 하고.

● 동양인 남자 배우가 원톱으로 나선 '닌자어쌔신'의 여자주인공은 흑인이다. 아직까지 백인 여자가 동양인 남자를 사랑하는 것에 대해 서양 관객들은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 에이전시를 통해 '백인 여자와 동양인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를 해보자'고 제안했을 때도 반응이 좋지 않았고. 어쨌든 동양 남자배우의 경우 배역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단은 액션스타로 확실히 자리매김해야 운신의 폭이 넓어질 것 같다.

-영화 속에서 라이조가 자신을 구하러 온 미카에게 의외의 뉘앙스로 농을 던지는 장면이 있는데 누구의 아이디어 인가?

● 감독님의 생각이다. 솔직히 처음엔 정말 처절하게 연기했다. '빨리 떠나'라고 애드리브도 치고. 그랬더니 맥티그 감독이 다가와 '너 지금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심각하다. 네가 잘 모르나 본데 윌 스미스 연기 못 봤냐? 이럴 때일수록 위트있게 코미디를 날려야 사람들이 좋아한다"며 자기를 따라해 보라고 하더라. 내가 생각하기엔 아무리 봐도 상황에 잘 안 어울리는 것 같은데 '너 사이즈 36이지. 너 지금 뭘 데리고 온 거야' 같은 대사처럼 심각한 상황에서 한 번씩 농담을 던지는 것이 미국식 코미디라고 하더라. 내가 봐도 뭔가 어색해 웃기긴 한데 감독님이 하라고 하시니 어쩔 수 없이 따를 수밖에.

-아시아 정킷 기자회견 때 "이렇게 계속 문을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두드리다보면 언젠가는 박스오피스에서 1위하는 날이 오지 않겠냐"고 자신했는데 이것이 '비'의 할리우드 도전기 최종 목표인가?

● 솔직히 박스오피스 1위는 쉽지 않다. 미국에서 태어난 아시아인이 박스 오피스 1위를 한 적은 있어도 우리나라에서 진출해 박스오피스 1위를 한 사람은 없었기에 한다면 최초가 되는 건데 하면 그렇게만 된다면 정말 좋겠지. 하지만 안 되더라도 앞으로 십년을 놓고 보면 언젠가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했던 얘기다. 그런데 이번 영화를 통해 1위하겠다는 기사로 나온 것 같아 좀 부담은 된다.(웃음)

-신인 배우로서는 파격적으로 러닝 개런티 계약을 맺었다고 들었는데.

● 솔직히 이번 작품을 하는데 있어 돈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다. 적어도 나에겐. 그래서 제작사 측에서 보내온 이렇게 두꺼운 계약서를 읽어보지도 않고 미국 측 변호사에게 처음부터 도장을 찍어 보냈다. 그만큼 '닌자 어쌔신'이란 영화에 원톱 주연으로 나선다는 것만으로도 내겐 엄청난 기회였기에. 하지만 조엘 실버가 나를 배려해 플러스알파를 만들어 주었더라. 신인 배우 입장에선 굉장히 파격적인 조건이었지. 관객 수마다, 또 피겨 같은 인형이나 게임 등 관련 상품이 팔릴 때마다 인센티브를 받는 것이니. 출연료 외에도 매주 한 번씩 용돈을 받았다. 통장을 2개나 개설할 정도로 꽤 많은 돈이었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속편에 대한 암시가 어느 정도 있던데, 이후 시리즈에 대한 계획이 궁금하다.

● 담벼락 위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라이조의 눈빛이 무언의 포효로 표현되는 것이 마지막 장면인데,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계약은 몇 편 더 했지만 이번 영화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 지에 따라 결정될 것 같다. 일단은 좋은 느낌이다.

-영화를 본 후 워쇼스키 형제나 조엘 실버와 연락했나?

● 워쇼스키 형제와는 통화를 종종 하는 편이다. 근데 전화하면 영화 얘기는 잘 안 한다. 이번에 래리가 결혼을 해서 그와 관련된 사적인 대화를 나누었고. 조엘은 워낙 하고 있는 영화가 많아서 통화하기 힘든 분이다.(웃음)

-미국 시장에서 워쇼스키와 조엘 실버의 후광 효과를 직접적으로 체감하고 있나?

● 제가 타임지가 선정한 100인에 올랐을 때 '대체 제가 뭔데 타임지에 오른 거야'하면서 나를 궁금해 하던 수많은 제작자와 프로듀서, 감독들을 만났다. 그 중엔 워너뮤직 대표, 유니버셜 뮤직 대표도 있었지. 하지만 내게 음반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국이 아닌 아시아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더라. 나를 미국 시장이나 세계 시장에 데뷔 시키려는 것이 목표가 아닌 자기들 돈 벌 생각만 한 거지. 미국은 그렇게 동양인에 대한 편견의 벽을 넘기 쉽지 않은 시장이다. 하지만 내가 운 좋게도 워쇼스키 형제와 연이어 인연을 맺게 되면서 많은 미국 관계자들이 주목하게 됐다. 심지어 나의 미국 에이전트도 '워쇼스키가 왜 너를 이렇게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 할 만큼. 그 이후로 오디션 제의가 굉장히 많이 왔다. 국내에서 앨범 활동 하느라 많이 못 갔지만. 그래도 요즘에 오디션을 좀 보러 다녔다. 몇 가지 영화 스크립트가 넘어온 것도 있고. 무엇보다 이번 영화가 기대만큼 흥행 하지 못하더라도 영화배우 '레인'을 제대로 각인시키기만 한다면 음반 쪽은 굉장히 좋은 조건에서 시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벌써부터 음반 딜은 좋게 들어오고 있고.

-영화와 음반 중 아시아 엔터테이너들이 진출하기 더 까다로운 분야는 어느 쪽인가?

● 영화와 음반의 차이점을 든다면 영화는 동양인이든 서양인이든 흑인이든 재미만 있다면 상관이 없다. 캐릭터만 각인 된다면 너무 쉬워지는 거지. 무엇보다 미국에서 영화배우는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꽃이다. 영화배우는 티 한 장 걸치고 나와도 멋있게 생각할 만큼. 하지만 음반은 다르다. 네이티브가 아니면 다 티가 난다. 최고의 프로듀서와 작곡가를 양쪽 날개로 달고 시작해도 승산이 있을까 말까지. 무엇보다 미국에서 아시아 문화와 합친다는 것은 한국적인 음악과 미국적인 음악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 아시아 소스는 저 하나여야만 한다. 나머지 소스는 다 현지 것이어야 하고. 한국은 음악을 홍보할 통로가 많지만 미국은 MTV에 뮤직비디오 하나 던져 놓고 라디오에 음반 던져 놓고 신청이 많이 들어오면 그게 빌보드 1위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어려운 거지.

-할리우드에서 한국 배우를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를 느끼나?

● 지금 할리우드에서 아시아 배우, 그 중에서도 한국 배우가 굉장히 핫 하다. 아시아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한 한류의 여파도 있을 것이고 한국 배우들이 가진 외형적 스펙도 훌륭하다고 보니까. 일단 멋있고 체격도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때문에 캐스팅 순위가 과거에는 일본이나 홍콩이 우선 순위에 놓여 있었다면 이제는 캐스팅 보드에 한국 배우들이 먼저 오른다고 하더라.

-월드 투어 관련 소송 문제는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 것으로 아는데 그 때문에 미국 활동에 지장을 준 부분은 없었나?

●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 보다 굉장히 가벼운 일이었고 활동에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오히려 '제가 뭔데 저렇게..'하면서 핫 해진 측면이 없진 않다. 다만 제 입장에서 속상했던 부분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거나 왜곡된 이야기가 너무 부풀려 크게 얘기됐던 것. 덕분에 제 주변 사람들조차 그런 얘기에 걱정하는 마음이 커졌는데 또 일이 풀리려니 너무 쉽게 풀려버리더라. 제 사부님인 진영이 형과도 '살다보니 별일이 다 있구나'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나눴는데 시간이 흐르니 아무 일 없는 듯 모든 게 순탄하게 흘러가고 있다. 지금와선 그냥 모든 게 운명이라 생각하고 있다. 어쨌든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것을 겪어서인지 이제는 무서울 게 없을 것 같다.(웃음)

-향후 일정과 차기작 계획이 있으면 들려 달라.

● 국내 홍보일정을 끝내고 곧바로 미국으로 출국해 19일부터 현지 프리미어와 프로모션이 계속 있다. 그 이후엔 연말까지 홍콩·말레이시아·중국 등에서 아시아 콘서트 투어를 하고 다음달 18일 귀국할 예정이다. 차기작은 우선 할리우드에서 얘기되는 작품이 있긴 하다. 아직 계약서에 싸인을 한 상황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려운데 '오션스 일레븐'처럼 여러 명의 주인공이 나오는 히어로물이다. 한국에서도 마음에 두고 있는 작품들이 있긴 한데 그 중에서도 '풀하우스'처럼 가볍고 귀엽고 로맨틱 코미디 물이 끌린다. 나의 미국 진출은 아시아 팬들이 있었기에 가능해 지진 지점들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드라마를 하게 된다면 한국이나 아시아 지역 팬들에겐 확실한 팬서비스가 될 것 같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은영 기자 helloey@mk.co.kr/사진=강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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