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 '고양이의 역습'

입력 2008. 10. 6. 23:15 수정 2008. 10. 6.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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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ANC▶

다도해 아름다운 섬 거문도가 고양이섬으로 변해서 고통받고 있습니다.

30년 전 쥐를 잡기 위해 들여온 고양이가 번식해 수백 마리로 늘면서 주인행세하고 섬의 골칫거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허무호 기자입니다.

◀VCR▶

전남 여수에서 배로 2시간 떨어진

거문도입니다.

다도해 국립공원에서도 대표적으로

아름다운 섬인데,

고양이들의 섬으로 변해버렸습니다.

파리떼와 함께

음식 쓰레기를 뒤지는 들고양이는

사람이 다가와도 본척 만척

천연덕스럽습니다.

거문도에선

생선을 바닥에서 말릴 수 없습니다.

들고양이 떼가 달려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든 생선 건조대는

마치 국기 게양대처럼 공중에

매달려 있습니다.

◀INT▶남종현

"마당에다 고기를 말리면 고양이 좋은 일

다 시키기 때문에 이렇게 매달아 가지고,,,"

거문도에서는 채소밭마저도

들고양이를 막기 위해 그물로 주변을 쳤습니다.

거문도의 밤.

사람의 방어 조치를 비웃 듯

생선을 훔친 고양이가 의기양양 걸아갑니다.

해변에서는 떼로 몰려다니며 게걸스레

생선을 먹어 치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을 노려보는 눈매가 매섭습니다.

밤이 깊어지면 발정난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여기저기서 들을 수 있는데,

주민들은 노이로제에 걸렸다고 말했습니다.

◀INT▶장금숙

"새벽에 갑자기 비바람 치는 날

고양이 울음소리 들어봐요, 얼마나 섬뜩한가요."

들고양이들은 주민들을 괴롭힐 뿐만 아니라

생태계도 파괴했습니다.

들고양이가 기승을 부리면서

천연기념물인 흑비둘기가 사라졌다고 합니다.

◀INT▶김일룡

"다리 토막이나 털 같은게 많이 빠져 가지고

생체가, 그대로 뼈다귀만 남아 있을 때,

다른 짐승들은 거문도에 없으니까,

그거는 전부 다 고양이 소행이라고,,,"

30년전만 해도 고양이가 한마리도 없었다던

거문도.

그런데 왜 이렇게 들고양이가 많아졌을까.

◀INT▶박희찬

"처음에는 여기 고양이가 없었거든요.

없어 가지고 쥐가 너무 많아 가지고 쥐를

잡기 위해서 고양이를 몇마리 가져 왔던게,,,"

집 고양이 몇마리가 야생 들고양이로 변한 건데,

현재 거문도의 야생 고양이 추정치는

780마리나 됩니다.

800세대가 사니까 한집에 한마리 꼴입니다.

◀INT▶이경태/주민

"옛날에 쥐가 많이 피해를 줬는데, 근데

요 근래로는 고양이가 엄청나게 지금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8년전에도 이처럼 덫을 놓아서

들고양이 5백여마리를 잡아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들은 왕성한 번식력을 바탕으로

다시 섬을 장악해 버렸습니다.

이제는 고양이들도 꾀가 늘었는지

미끼를 툭툭 건드려 볼뿐

통발 그물로 고양이를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고양이 퇴치법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는데,

환경부와 자치단체는 잡아서

안락사시키겠다고 했고,

동물 보호단체는 불임수술방법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INT▶이용철 운영위원/고양이보호협회

"살처분법은 금방 다시 개체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동물의 생명권을 생각하는 입장에서

중성화재방사 사업이 합당하다고 봅니다."

쥐 잡자고 들여온 고양이가 생태계를

교란시키면서 수많은 고민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MBC 뉴스 허무호입니다.

(허무호 기자 november@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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