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30% 수익" 동포 꾐에 속은 조선족 여성들

박대로 2011. 1. 3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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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동포라며 접근한 사기단에게 속아 전 재산을 날리다시피 한 조선족 여성들의 사연이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금천구에 살던 한 조선족 여성은 2009년 6월 동포라며 다가온 이모씨(43) 등에게 속아 1억원을 단번에 날렸다. 양천구에서 일하던 조선족 여성 김모씨(49) 역시 지난해 11월 1000만원을 고스란히 뺏긴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이들은 등친 일당은 피해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조선족이었다. 경찰에 의하면 주범 격인 이씨(43)는 2005년 한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함께 입국한 조선족 남성 3명과 함께 입국 이듬해인 2006년부터 조선족 여성들을 상대로 사기극을 벌이기로 마음먹었다. 이들은 유흥주점이나 식당에서 일하는 조선족 여성들이 불법체류자 처지인 탓에 피해신고를 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조선족 여성들에게 다가가 "말투를 보니 조선족 같은데 나도 중국에서 출장 온 조선족"이라며 말을 건 뒤 명함을 건네며 "왜 힘들게 일을 하느냐, 장사를 하면 큰돈을 벌 수도 있는데"라고 운을 띄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씨는 이튿날 피해여성들을 만나 "내가 중국에서 가져온 한국 대기업 주유상품권을 가지고 있는데 100만원을 투자하면 30만원 이익을 남길 수 있다"며 상품권 구입을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이씨는 피해여성으로 하여금 인근 커피숍 상황을 직접 지켜보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들은 이씨로부터 받은 주유상품권을 들고 커피숍으로 들어간 공범이 거액의 현금을 챙겨 나오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영락없이 속아 넘어가고 말았다.판단력이 흐려진 피해여성들은 식당이나 유흥업소에서 일하며 수년 동안 모은 돈을 인출해 이씨에게 고스란히 건넸고 이씨는 이 돈을 주유상품권으로 교환해줬다. 피해여성들이 상품권을 교환하기 위해 커피숍으로 갔을 때 이씨 등 일당은 이미 자리를 뜬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조사 결과 이씨가 피해여성들에게 건넨 주유상품권은 아프가니스탄과 페루의 위조지폐로 중국에서 유통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이같은 방식으로 2006년에서 최근까지 돈을 뜯긴 조선족 여성은 19명에 피해금액은 총 5억원에 달했다.가로챈 돈을 도박비용으로 탕진하던 이씨는 30일 경기도 구리시 자택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이 덜미를 잡은 단서는 지문이었다. 경찰은 피해여성들이 건네받은 명함에서 지문 4개를 채취해 감식했고 그 결과 이 지문이 2009년 관악경찰서에서 도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이씨의 것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경찰은 휴대폰 실시간 위치추적 끝에 이씨의 자택에서 귀가하던 이씨를 붙잡았다. 강서경찰서는 31일 이씨를 사기 및 위조 외국통화 행사 혐의로 구속했다

한성현 강서서 경제1팀 경위는 "이씨가 자백한 범행만 19건이라 추가 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공범 3명의 행방도 추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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