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2·3세 주가조작 수사 확대..한국도자기 창업주 손자 등
재벌가 2·3세들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검찰은 LG그룹 방계 3세 사업가 구본호씨(35)를 구속한 데 이어 한국도자기 창업주의 손자인 엔디코프 전 사장 김영집씨(35)가 코스닥시장에서 내부자 정보를 이용, 거액을 챙긴 정황을 포착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밖에 구씨 등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투자모임을 통해 '기획성 투자'를 한 재벌가 자제 3~4명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봉욱 부장검사)는 "김씨와 엔디코프의 박모 부사장에 대해 증권선물위원회의 고발이 접수돼 수사에 나섰다"면서 "대검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 받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엔디코프 대표이사로 재직할 당시 해외자원 개발 자금 마련을 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과정에서 공시 이전에 차명계좌를 이용, 회사 주식을 미리 매입해 7500만원 상당의 시세 차익을 챙긴 혐의로 고발됐다.
검찰은 또 김씨가 지난해 8월 무선 인터넷 관련 업체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50억원을 투자, 40억원에 이르는 평가차익을 거둔 과정에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김씨의 투자 과정에 다른 재벌가 자제들도 참여했다는 정황이 담긴 자료를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넘겨 받아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구씨 등과 함께 투자모임을 결성, 특정 업체에 거액을 투자한 뒤 일반 투자자들이 추격 매매에 나서면 주식을 되파는 방식으로 차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투자모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대기업 창업주의 손자 박모씨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박씨는 지난해 3월 ㅇ사를 인수했고 ㅇ사 주가는 5000원대에서 1만4000원대로 치솟았다.
검찰은 박씨를 포함한 재벌가 자제들이 ㅇ사의 주가 상승 차익을 노리고 투자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투자자들을 분석하고 있다.
구씨의 투자모임에는 이들 외에 다른 유명 기업주의 자제 등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모 철강사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하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재벌 2·3세들이 이 철강사에 투자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주가가 4배가량 치솟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재벌가 자제들이 투자모임을 결성, 코스닥에 상장된 업체의 주식을 집중매입해 차익을 챙긴다는 의혹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차명계좌가 이용됐다는 단서가 포착된 만큼 자금 흐름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철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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