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 작전, '정부 발표' 언론보도와 달랐다"

2011. 10. 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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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호주얼리 선원 폭로 방송한 이호찬 MBC '시사매거진 2580' 기자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8개월간 완벽한 작전성공으로 알려졌던 이른바 해군 UDT 대원들의 '아덴만 여명' 작전에 대해 정작 구출된 당사자인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이 "모두 다 죽는 줄 알았다"며 이 같은 작전이 최선이었는지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서 파문을 낳고 있다.

이들은 특히 해군이 총세례를 퍼부었을 때 모두 주얼리호 조타실에 해적과 함께 있으면서 '날아오는 총탄에 죽었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사실은 MBC < 시사매거진 2580 > 제작진의 선원들에 대한 취재결과 밝혀지게 됐다.

8개월 만에 선원들을 만나, 당시 작전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것이었는지를 드러낸 이호찬(사진) MBC 기자는 3일 밤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선원들의 어려운 사정은 그동안 간간히 보도돼왔고,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달 19일자 뉴스데스크에서 이들의 병원비만 19억 원이라는 보도를 보고 취재에 들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호찬 MBC < 시사매거진 2580 > 팀 기자.

이 기자는 "이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조명해보자는 의미에서 만나서 얘기를 듣다보니 기존에 알려졌던 사실과 다른 부분이 나와 방송까지 이르게 됐다"며 "작전 성공 이후 쏟아진 보도들에도 이들이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등의 내용이 조금씩은 포함돼 있었지만 언론이 분위기에 휩쓸려 놓치고 간 측면이 있었던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후에도 조금씩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보도되거나 흘러나왔지만 더 이상 언론이 주목하지 않았고, 그렇게 사건이 묻혀져갔다.

MBC < 시사매거진 2580 > 은 2일 밤 방송된 '그날 아덴만에서는...' 편에서 피랍선원들이 사건 8개월 후에 털어놓은 증언을 심층 취재했다. 선원 A는 방송에서 "지금까지 한국에 왔을때부터 모든 게 다 거짓 같이 밖에 안 느껴져요. 솔직히 뭔가 바르게 모든 걸 얘기해야지 이거는 얽히고 설킨 거를 숨긴다고"라고 폭로했다.

특히 해군의 2차 구출작전 때 이들은 사실상 죽는 것으로 여겼다고 털어놨다. 해군의 사격은 선원들 15명과 해적이 함께 있었던 조타실로 집중됐다고 이들은 전했다. 선원 A는 "갑자기 막 양쪽에서 진짜 막 거의 고개도 못들 정도로 양쪽에서 좌측에는 해군 배에서, 우측에는 헬기에서 사격하는데"라고 말했다.

또한 군이 그동안 한국어로 '대피하라'고 방송하는 기지를 발휘했다고 했지만 이 역시 무용지물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질 구출작전 과정에서 상당수 인질들이 오히려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것이다. 선원 C는 "어떤 데는 (무릎 한참 아래) 이 밑에까지 구멍이 다 났습니다. 지금이야 뭐 우리가 살았으니까 웃어가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때 당시 그 상황은 누가 봐도 이건 전부 다 죽는다 생각했습니다"라고 끔찍했던 상황을 묘사했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 시사매거진 2580 > '그날 아덴만에서는...' 편의 한 장면

제작진은 "정부기관 역시 이같은 문제를 제기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며 "당시 해군 총탄 감정했던 국과수는 링스헬기 최영함에서 발사한 해군의 저격용 총탄은 물론 UDT 대원들의 총탄도 상당한 관통력을 갖고 있어 인질 구출 작전에는 적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고 방송했다.

총격전 끝에 조타실로 진입한 UDT 대원들의 진압작전 역시 '위험천만'했던 것으로 선원들은 전했다. 선원 A는 "옆에 있는 애들(해적들)을 가리키면서 '여기 소말리아인 있습니다' 하니까 쏴버려요"라고 말했고, 선원가족은 "바로 옆에서 사람이 총을 맞았는데 그 충격이 얼마나 크겠어요. 나중에라도 그 충격이 다시 나올까봐 솔직히 걱정돼요"라고 우려했다.

이호찬 기자는 방송에서 "생사를 넘나들던 석해균 선장은 다행히 건강을 회복하며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지만 다른 선원들의 삶은 빠르게 잊혀져가고 있다"며 "당시 구출작전 평가역시 목숨 걸고 뛰어든 군인들의 용기는 찬사를 받아 마땅하지만 과연 당시 작전이 최선이었는지에 대해 구출된 일부 선원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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