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판매 뛰어드는 20대 늘었다
자격제한 없고 대졸 초임 연봉 수준으로 인기암웨이 20대 회원 9% 증가… 女가 男의 1.6배
서울에 있는 S대학 국어국문과를 졸업한후 2년 동안 교원임용고시를 준비하던 이 모(27ㆍ여)씨는 지난해 교사의 꿈을 접었다. 대신 선택한 길은 속칭 다단계판매업자. 한국암웨이에 가입해 직접판매업자(다단계판매업자)가 된 이씨는"교사직은 물론 대기업취업도 준비했지만 서류통과 조차 쉽지 않았다"며 "지금은 다단계판매로 월 150만~20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리고 있어 나름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단계판매(직접판매업)에 뛰어드는 20대 청년들이 늘고 있다. 청년(만15~29세)실업률이 10%에 육박하며 취업길이 막힌 상황에서 다단계판매가 특별한 자격제한 규정 없이 바로 가입할 수 있는 데다 수입도 웬만한 대졸 초임 연봉 수준에 이른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암웨이에서 독립적으로 판매하고 매출의 일부분을 수익으로 돌려받는 직접판매업자(IBO) 회원 수는 무려 103만3,926명으로 2008년보다 30만명(40.4%)가량 급증했다. 특히 이 가운데 20대 회원수는 6만4,987명으로 전년(5만9,343명)대비 9.5%나 증가했다. 지난해 가입한 20대 여성회원 수는 4만7,152명으로 20대 남성회원 수(1만7,835명)보다 1.6배나 더 많았다. 남성에 비해 취업 문턱이 높은 여성들이 다단계판매업으로 발길을 돌린 때문이다.
취업 대상군인 30대도 지난해 36만5,052명으로 전년대비 24%가량 늘었다. 30대에 접어들면서 나이 제한 족쇄까지 찬 청년들이 늘면서 이들의 수도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단계업체 매출 상위사인 허벌라이프의 지난해 직접 판매회원 수(8만3,446명)도 전년대비 41%증가했다. 올들어서도 4월말까지 1만 명 가량 늘었으며 이 가운데 20대 회원 수는 1만3,300 여명으로 전년(약 7,307명)대비 82%가량 급증했다. 하이리빙에서도 현재 대학을 졸업한 20대 회원이 전체 회원의 5%수준인 9,650여 명에 달한다.
이 같은 회원수 증가는 취업준비생들이 다단계판매에 대한 사회의 차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영업력만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고 별도의 취업관문도 없는 영업구조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한국암웨이의 경우 보통 직접판매업자들이 회원을 확보해 판매하는 매출이 한국암웨이 본사 매출로 이어진다. 법 규정상 '전체 매출의 최대 35%내'를 회원들의 수당으로 지급하는 구조다. 다만 기하급수적으로 한 사람에 종속되는 회원을 늘려나가는 피라미드 방식과 달리 일정 금액의 매출을 올리는 회원들은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가 있다.
한국암웨이 관계자는 "다단계에서는 20대 보다 30~40대가 주력인 데 지난해를 기점으로 20대 회원 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20대 회원들이 장벽이 낮은 다단계판매업에 많이 뛰어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불황에도 불구하고 20대 회원 유입으로 직접판매업체들의 매출도 늘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암웨이는 지난해 6,997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대비 11%가량 증가했다. 허벌라이프는 매출액 1,584억원으로 전년대비 79.5% 신장했다.
김지영기자 abc@sed.co.kr ▶[알파클럽] 재야고수 추천! 오늘의 승부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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