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해박한 축구 상식에 박주영 "외워온 모양"
[[오마이뉴스 손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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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6일 남아공 월드컵 축구대표팀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는 자리를 가졌다.
청와대 오찬에는 허정무 감독을 비롯해 대표팀 선수 24명이 참석했다. 이날 오전 11시 25분 대표팀이 청와대 본관 앞에 도착하자 군악대의 팡파르가 울렸고, 청와대 직원 40여 명도 나와 이들을 열렬히 환영했다.
오찬장에 입장한 이명박 대통령은 선수들과 악수하며 건강 상태를 살피는 등 세심한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 : "(이동국과 악수하면서) 다리 아프다더니 어떻게 됐어?" 이동국 선수 : "많이 좋아졌습니다." 이 대통령 : "(차두리와 악수하면서) 머리 아픈 거 어떻게 됐나?" 차두리 선수 : "괜찮습니다." 군 복무 중인 김정우 선수는 대통령과 악수한 뒤 '일병 김정우'라고 관등성명을 외쳐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 대통령 내외는 헤드테이블에 앉은 뒤에도 선수들의 근황을 물어보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헤드테이블에는 허 감독과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박지성·이영표·기성용·김정우·박주영·이영표·이운재·이청용 등이 함께 했다.
이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전에서 자책골을 범한 박주영 선수에게 "그때 혼났지? 우루과이전에서 찬 공이 골대 맞고 들어갔어야 하는데 참 아쉽다"고 말했고, 이영표 선수에게는 "소속팀이 사우디아라비아로 아는데, 사우디가 축구에 관심이 많은 나라"라고 말했다. 기성용 선수에게는 "차두리가 간다는 스코틀랜드 셀틱이 기성용 선수가 있는 팀 아니냐?"고 관심을 보였다.
대통령은 "독일의 뮐러는 참 어린 선수가 잘 하더라", "(잉글랜드의) 루니는 정말 잘하던데 이번에는..."이라고 다른 나라 선수들의 활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주영 선수가 옆자리의 이영표에게 "대통령이 우리에게 얘기하려고 외워 가지고 온 모양"이라고 말하자 그 말을 들은 대통령은 "내가 원래 스포츠를 좋아한다. 축구 경기도 아주 관심깊게 봤다"고 화답했다.
주장 박지성 선수의 은퇴 여부도 화제가 됐다. 박지성 선수가 "2014년이 되면 내 나이가 33세인데, 그때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하자 다음과 같은 대화가 오갔다.
대통령 부인 김윤옥 : "이영표 선수가 33세 아닌가? 이영표는 지금도 얼마나 잘 뛰는데..." 이영표 : "아마 박지성은 다음 월드컵뿐만 아니라 8년 뒤 월드컵에서도 펄펄 날 것이다." 허정무 감독 : "박지성과 이영표 모두 다음 월드컵에서 멋지게 기량을 발휘할 것이다." 이영표 : "이번에 행복했다. 정직하게 8년을 열심히 했다. 다음 월드컵에서는 저를 안 뽑아줄 것 같기 때문에 브라질 관중석에서 조용히 구경하겠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위상이 많이 올라가 국격이 많이 높아졌다"며 "그에 걸맞게 16강 진출이 이뤄졌다"고 거듭 선수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한국과 우루과이의 16강전이 벌어진 지난달 26일 G20 정상회의 참석차 캐나다 토론토로 가고 있었던 이 대통령은 "못 볼 줄 알았더니 숙소에 들어가니까 (경기가) 시작하더라"며 "나 보라고 했는지 (조종사가) 보고 싶었는지 한 시간 이상 빨리 도착하는 바람에 (경기를) 다 봤다"고 우스개를 던졌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 북한도 잘해 줬으면 했는데 중간에 7:0으로 졌더라"며 "너무 차이가 나니까 마음이 아팠다"고 북한팀의 포르투갈전 패배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오찬에 배석한 박선규 대변인은 "병역 특례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브리핑했다. [☞ 오마이 블로그][☞ 오마이뉴스E 바로가기]- Copyrights ⓒ 오마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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