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선전' 모태범, '황제의 벽' 실감
[OSEN=황민국 기자]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떠오르는 스타 모태범(21)에게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중거리 황제' 샤니 데이비스(28, 미국)의 벽은 너무 높았던 것일까.
모태범이 18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부 1000m에서 데이비스(1분8초94)에 0.18초 뒤진 1분9초12의 기록으로 골인해 은메달에 그쳤다.
지난 16일 500m 금메달에 이어 2관왕을 노렸던 모태범에게는 뿌듯하면서도 아까운 결과였다. 지난해 하얼빈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1000m 및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현 월드컵 랭킹 2위에 올라 있는 1000m가 주종목인 모태범은 놀라운 역주를 펼쳤다.
폭발적인 스타트로 200m를 가장 빠른 16초39에 끊은 모태범은 침착한 스케이팅으로 600m 구간을 41초76으로 통과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결국 모태범은 1분9초12로 골인하면서 다른 선수들과 격차를 벌렸다. 금메달이 유력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모태범은 월드컵 랭킹 1위 데이비스에 밀려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데이비스는 초반 200m 스타트에서 모태범보다 0.34초 늦었고 600m 기록도 0.26초 뒤졌지만 갈수록 빨라지는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 마지막 400m서 무려 0.44초를 줄여 오히려 0.18초 먼저 들어오며 승부를 뒤집었다. 결국 500m와 달리 세계 랭킹대로 결과가 나왔다.
데이비스의 우승은 당연했다는 분위기다. 2002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 쇼트트랙 대표로 출전한 경력이 있는 등 다재다능한 선수가 16일 500m 1차 레이스서 부진한 뒤 2차 레이스를 포기하는 등 1000m에 주력한 사실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데이비스는 지난 대회 1000m 및 1500m 금메달리스트이자 매년 세계선수권서 두 종목을 석권하고 있는 전성기에 있는 선수다. 1000m(1분6초42)와 1500m(1분41초04) 세계기록도 그의 것이기에 오히려 모태범의 활약이 놀랍다는 평가다.
이제 막 세계무대에 등장한 모태범의 미래가 기대되는 순간이다. 더욱이 모태범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최초로 올림픽에서 두 개의 메달을 따내는 기록을 세우며 새 역차를 창조한 개척자다.
stylelomo@osen.co.kr
<사진> 대한체육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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