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해방' 외치는 위안부 할머니들

2009. 8. 1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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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손에게는 같은 역사 물려주지 말아야"(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사회자가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자, 사람들은 "사랑합니다"를 외치며 17년 넘게 힘든 싸움을 벌이는 할머니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강일출, 이순덕, 이옥선, 김화선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6명과 시민단체 회원, 청소년 등 300여명은 12일 낮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빗속에서 `수요집회'를 갖고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죄와 법적 배상을 촉구했다.

매주 수요일 열리는 집회이지만 8.15 광복절 사흘을 앞두고 열린 이날 행사는 `해방 64주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연대집회'로, 한국뿐 아니라 미국ㆍ대만ㆍ일본ㆍ독일ㆍ호주에서도 그 나라 시민단체 주관으로 함께 열렸다.

눈이오나 비가오나 단 한번도 집회에 빠지지 않았던 위안부 할머니들은 이날도 노란 우비를 챙겨입고 맨 앞자리에 앉았다. 다른 참석자들은 한 손에 우산, 한 손엔 일본 정부의 사죄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집회 내내 자리를 지켰다.

행사를 주최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온라인에서 진행한 `평화선언, 인권선언' 캠페인에 참여한 전 세계인들의 응원메시지를 노란색 미니 플래카드 30여장에 담아 가로수 사이마다 매달았다.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일본정부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없었던 우리 책임이 크다. 가까운 과거사와 현재의 잘못을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해 함께 미래를 이루고 싶다"는 메시지가 전달됐다.

강일출(81) 할머니는 "나이가 들어 힘이 들지만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내가 죽기 전에는 꼭 집회에 나올 것이다. 우리가 당한 것만도 원통한데 우리 후손들은 안 당해야지"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위안부 할머니 중 최고령자인 이순덕 할머니(92)는 허리의 통증을 이기지 못하고 부축을 받으며 차 안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이날 집회에는 특히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역사를 기억하려는 중.고등학생들이 많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학교 내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학술동아리에 참여하고 있는 대원외고 2학년 고예선(17)양은 "해방 64년이 될 동안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말문을 닫고 반응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와 할머니들의 목소리가 조금이라도 전달돼 일본이 정식 사과를 하길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정대협은 성명서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라는 반인륜적 범죄 행위가 아직 명백히 해결되지 않은 것은 해방 64주년을 맞은 우리가 또다시 해방을 외쳐야 하는 까닭"이라며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공식사죄, 법적배상을 조속히 실현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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