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 수능 1∼2등급 일반고의 '6배'

입력 2009. 12. 9. 18:54 수정 2009. 12. 9. 18:5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수능시험 성적 분석 결과 외국어고 학생들의 수능 표준점수 1∼2등급 비율이 일반고 학생보다 최대 6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외고 등 특수목적고와 일반고 사이의 학력차를 완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치로 확인된 외고 강세=한국교육개발원 김양분 박사가 발표한 '수능 표준점수의 평균과 등급에 대한 연도별 추이 분석'에 따르면 외고, 과학고, 자립형사립고(자사고) 학생의 수능 표준점수는 일반고보다 13∼30점 높았다.

외고, 과학고, 자사고의 수능 1∼2등급 비율은 30∼60%로 일반고의 3∼6배였다. 실제 2009학년도 수능에서 수리 '나' 영역의 경우 일반고의 1∼2등급 비율은 9.2%였지만 외고는 55.2%, 과학고는 71.4%였다. 일반고에 다니는 학생 중 수능 1∼2등급을 받는 학생은 100명 중 10명이 채 안되지만 외고에선 절반 이상이, 과학고에선 3분의 2 이상이 1∼2등급을 받았다. 외국어 영역에선 일반고가 9.8%, 외고는 63.3%, 과학고는 28.1%였다.

외고, 과학고, 자사고만 따로 놓고 비교하면 외고는 모든 영역에서 높은 점수대가 지속적으로 유지된 반면 과학고는 하락세, 자사고는 상승 후 유지세를 보였다. 과학고는 2005학년도에는 모든 영역에서 다른 고교보다 높은 평균점수를 보였지만 지속적으로 하락해 2009학년도에는 외고나 자사고보다 낮아졌다. 자사고는 2005학년도에는 과학고나 외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능 1∼2등급 비율이 낮았지만 2006학년도부터 상승해 외고와 비슷한 수준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 언어영역에서 과학고는 2005학년도의 경우 수능 1∼2등급 비율이 50.2%였지만 2009학년도에선 27.7%로 22.5% 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외고는 같은 기간 49.3%에서 50.6%로 소폭 상승했다. 자사고도 32.9%에서 45.4%로 올라갔다. 김 박사는 "일반고 상위 20∼30%와 과학고, 외고, 자사고 전체 학생의 학업수준이 비슷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평준·비평준 지역 차이 없어=비평준화 지역 고교의 수능 성적이 좋을 것이라는 추측은 이번 연구조사 결과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분석에선 오히려 평준화 지역이 비평준화 지역보다 수능 성적이 조금 높았다. 강상진 연세대 교수가 발표한 '고교 평준화 정책의 학업성취 수준별 적합성 연구'에 따르면 언어 영역의 경우 평준화 지역에서 1등급에 속할 확률은 비평준화 지역의 1.3배이고 2등급은 1.4배, 3등급은 1.3배, 4등급은 1.4배였다. 수리와 외국어 영역에선 모든 등급에서 평준화와 비평준화 지역간 비율 차이가 없었다.

강 교수는 "평준화 정책이 수월성 교육에 부적합하다거나 학력을 하향 평준화한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평준화에 대한 비판은 그저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사립학교가 공립학교보다 수능 성적이 좋은 것도 확인됐다. 김 박사의 분석에 따르면 사립학교가 공립에 비해 언어 1점, 수리 '가' 0.5점, 수리 '나' 1.5점, 외국어는 2점가량 높았다. 수리와 외국어의 경우 차이가 점점 커져 1∼3등급 비율이 2005학년도에는 사립이 공립보다 2% 포인트 정도 높았지만 2009학년도엔 4∼5% 포인트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goodnewspaper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