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지원 '펄벅 재단' 45년 만에 떠나는 이유

2009. 11. 28.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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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세계적인 어린이 지원 단체인 펄벅 재단의 한국 본부가 45년 동안 한자리를 지키다 이사를 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사를 갈 수밖에 없는 사연이 영 개운치가 않습니다.

최고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국 펄벅 재단이 지난 4월 설립한 부천시의 유일한 다문화 가정 아동 센터입니다.

[우명자/다문화가정 아동 : 친구랑 놀 수도 있고, 선생님들 만날 수 있고, 밥이랑 간식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그러나 불과 8개월만에 문을 닫게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사회복지법인은 시설을 설치 운영하는 시설법인과 복지사업을 단순 지원하는 지원법인으로 나뉘는데, 지원법인으로 허가받은 펄벅재단이 기본재산을 늘리거나 정관변경 절차없이 시설을 만들었다며 부천시가 페쇄 명령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부천시 사회복지과 관계자 : 지원법인으로 등록했으면 그에 맞게 운영을 하라는 거죠.후원금 지원해 주면 되는 것 아닙니까?]

펄벅재단은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 자격을 따지는 것은 융통성 없는 행정이라고 주장합니다.

[배경희/한국펄벅재단 대표 : 복지를 하려고 온 사람인데, 이건 본 업무를 거의 못하고 매일 매일 너무 소모성 공방으로 인해서 지치고….]

부천시와 달리 인근 안산시는 펄벅재단의 아동센터 운영이 문제될 것 없다며 이전을 원하고 있습니다.

[안산시 다문화센터 관계자 : (재단이 이전해 오면) 저희는 고맙죠. 저희가 다문화 아동들을 의뢰하고 기존에 그런 일을 하고 있는 지역아동 센터 같은 기관들이 있어요. 그런 기관들과 네트워크를 맺어서 노하우를 공유한다거나.]

보건복지가족부도 법인의 종류를 따지기 보다는 법인의 설립 취지와 정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8개월간이나 부천시와 시설 운영 자격을 놓고 밀고 당기다 지친 펄벅재단은 결국 부천시에 둥지를 튼 지 45년만에 재단본부마저 안산시로 옮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김형석)

최고운 gowoo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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