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범민련, 北 지령 전파 허브"

배혜림 2009. 6. 2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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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주요간부 3명을 구속기소한 검찰은 24일 "범민련은 북한의 지침을 받아 우리 사회에 전파하는 '허브(연락창구)'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검찰은 특히 "구속기소된 이모 의장(71) 등 간부의 경우 북한공작원과 비밀리에 접촉해 지령을 받아 국내에서 실행하고 핵실험 등 북한의 혁명노선을 대변해 왔다"고 강조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4∼2007년 민간 교류사업을 가장해 통일부에서 방북 또는 북한주민 접촉 승인을 받은 뒤 금강산이나 중국 북경 등지에서 북한 통일전선부 공작원들과 접촉했다.

이들이 받은 지령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준비위원회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라', '여중생 사망사건 발생일부터 주한미군 주둔일까지를 '미군 철수운동 기간'으로 설정해 투쟁하라', '사진전 등 북한과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투쟁방안을 모색하라'는 내용 등이다.

실제로 이들은 6·15남측위를 발족시켜 운영하고 미군강점 60년 미국철수 민족대회와 반미 사진전 등을 개최하는 등 지령을 실행에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특히 범민련 남측본부가 북한의 대남혁명노선을 수용해 우리 사회를 '미국에 예속된 신식민지'로 규정하고 북한은 '선군정치로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강성대국'으로 미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압수한 문건 중에 '범민련 가는 길이 장군님의 혁명진군 길이다. 나는 혁명가요 장군님의 전사다'라는 내용의 글이 발견되는 등 핵심 간부들이 주체사상에 경도돼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혁명전사를 자처했다고 전했다.

이 의장 등이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북한 공작원과 전화, 이메일, 웹사이트를 이용해 투쟁격려문과 북측본부 총회 결정서 등 투쟁지침을 받고 '반미투쟁동향' 등 대북보고서를 보낸 사실도 적발됐다.

실제로 이 의장은 2004년 김일성 10주기 추모대표단의 방북불허를 비난하는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의 담화를 수신한 뒤 "북녘 동포들이 민족의 지도자를 잃은 10년의 울분을 삭히고 있을 때, 이남 당국은 한미 동맹을 위해 아부굴종하며…"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범민련은 매년 남·북·해외 공동의장단회의를 개최해 북한이 '로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공동 명의로 발표하는 사설에 제시된 대남투쟁구호를 그대로 수용, 북 핵실험 등을 적극 옹호하거나 대변해 왔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범민련 남측본부는 남북 교류협력을 조직활동의 장으로 악용하고 북한의 대남혁명 선봉대 역할을 수행했다"며 "주체사상에 경도돼 가명을 사용하는 등 비밀조직원적 행태를 보이면서 북한과 국내 단체들간의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배혜림기자 beh@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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