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던져 불길과 싸우는 사람들

2008. 12. 30.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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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ANC▶

연말을 맞아 고마웠던 사람들을 돌아보는 시리즈, 오늘은 몸과 자신을 던져 불길과 맞서는 소방관들을 만나보겠습니다.

신기원 기자입니다.

◀VCR▶

하늘마저 집어 삼킬 듯

불길은 맹렬하게 타오르고,

시커먼 연기가 주변을 뒤덮은 화재 현장.

뜨거운 열기를 견뎌가며 물을 뿌려도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습니다.

내부에는 미처 탈출하지 못한 누군가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불길이 조금 잦아들자 119 구조대원들이

생존자를 찾아 어둠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나 곧 이어 울리는 굉음.

창고 내부가 무너지면서

주변은 자욱한 연기와 재로 뒤덮이고,

구조대원 4명이 황급히 탈출합니다.

하지만 함께 들어갔던

한 소방관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김진태 김진태!"

"진태가 안 나왔다."

몇 분이 지났을까.

애타는 무전이 오가는 사이

온 몸에 재를 뒤집어 쓴 김진태 소방관이

다리를 절며 나옵니다.

"병원 병원 병원! 야 빨리 병원부터 가란 말이야!"

사고가 난 지 한 달,

불길에 휩싸였던 악몽 같던 그 순간은

김 소방관의 얼굴과 팔 다리에 남았습니다.

◀SYN▶김진태 소방장/중앙 119구조대

"김진태가 여기서 끝나나.

별 생각이 다 드는데 그 불이 그 뜨거운

살 속으로 파고드는 그 불이

다시 정신을 일깨워 주더라고요."

사고가 나던 그 때는

어린 아들 딸과 아내를 다시 못 볼까,

두렵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또다시 구조를 기다리는 누군가를 위해

현장으로 달려가고픈 마음뿐입니다.

◀SYN▶

"구조대원의 임무이고 직업이고 내가

지금까지 그 사명감으로 버텼는데

빨리 나아서 현장으로 돌아가야죠."

"따르릉"

"화재출동 화재출동 동대문구 장안 3동.."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각,

갑작스레 울리는 출동 벨 소리와 동시에

소방대원들이 출동합니다.

1분 1초라도 빨리 현장에 도착해야 하기에

방화복과 산소 호흡기 같은 장비들은

달리는 차 안에서 착용합니다.

◀SYN▶정관표 소방교/서울 동대문소방서

"벨 소리 바로 들으면 다 벌떡 일어나가지고

바로 일어나서 버스에 타야 되니까...

24시간 근무하는 저희 119 구조대원들의

평소 일상입니다."

오늘 또 어떤 위험한 상황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출동할 때만큼은

그런 생각을 할 여유가 없습니다.

올 한 해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 5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 2003년부터 5년 동안

매년 평균 7명의 소방관이 순직을 하고,

300여 명이 부상당하고 있습니다.

24시간 맞교대하면서

구조를 기다리는 누군가를 위해

언제, 어디든 달려가는 사람들.

한 명의 구조를 위해 누군가가 희생돼야

한다면, 기꺼이 내가 가겠다고 말하는 사람들.

전국 3만 2천명의 소방관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SYN▶김익삼 소방장 / 서울 동대문소방서

"누군가 절실히 정말 아무런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그 때 내가 달려가서

그 사람한테 희망을 줄 수만 있다면

희망이 돼주고 싶습니다."

MBC 뉴스 신기원입니다.

(신기원 기자 lalala@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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