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하면 뭐하나..버려지는 인체 각막

2008. 12. 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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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 외국서 공수 큰 부담(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각막 기증이 부족해 이식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정작 기증된 인체의 각막이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07년 4월 이후 대한인체조직은행에 기증된 시신 57건 가운데 최소 30건(60안)의 각막이 사용되지 못한 채 버려졌다.

각막의 경우 장기와 달리 사후 6시간까지 채취해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는데도 뼈와 피부, 건, 인대 등의 조직만 환자를 위해 쓰이고 소중한 각막은 폐기된 것이다.

이런 사정은 다른 인체조직은행도 유사하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쓸 수 있는 각막이 폐기된 것은 각막이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고 있어 '인체조직안전및관리등에관한법률'에 따라 기증된 인체에서는 각막을 채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 관계자는 그러나 "뼈와 피부, 건, 인대 등 조직을 모두 채취하면서 각막을 버린다는 것은 환자를 위해 자신의 몸을 내놓은 기증자의 숭고한 정신에 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각막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를 생각할 때도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11월말 현재 각막이식 대기환자가 3천616명(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 통계)에 이른다.지난해 뇌사자와 사망자로부터(사후 기증) 각막을 이식 받은 환자수는 각각 181명과 224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국내 각막이식수술 628명 가운데 국내 기증된 각막을 이식받은 305명을 제외한 나머지 323명은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해외로부터 수입한 각막을 이식한 셈이다.

국내 기증된 각막을 사용할 때는 실비에 해당하는 19-26만원만 부담하면 되지만 해외에서 수입할 때에는 항공운송료 등을 포함해 통상 300만원 가량의 비용이 필요하다.

또 각막을 적출한 뒤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이식하는 것이 수술의 경과가 더 좋지만 수입 각막을 사용할 때에는 운송에도 장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인체조직법에 따라 기증된 인체에서 각막이 버려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원본부 관계자는 "적용 법률이 다르다고 해도 각막이 버려지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며 "각막을 인체조직으로 분류하거나 기증 상담을 통합적으로 진행해 소중한 각막이 버려지지 않도록 하고 환자의 이식 대기기간도 단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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