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1월 5일] 혼란스러운 북미 양자회담 움직임

2009. 11. 4.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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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북미의 움직임이 혼란스럽다. 북한은 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폐연료봉 8,000개의 재처리를 완료하고 추출된 플루토늄을 무기화하는 데 주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북미 양자회담 등을 논의하기 위한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의 방미일정이 끝나자마자 압박카드를 꺼낸 것이다. 바로 전날에는 "미국이 아직 우리와 마주앉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우리도 제 갈 길을 가면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이런 태도는 미 국무부가 리근 국장과의 접촉결과를 긍정 평가한 것과 대비된다. 리근 국장과 성 킴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의 뉴욕접촉을 통해 북한의 다자회담 복귀 전 두 차례 북미 양자회담 개최 등에 합의했다는 미 외교전문지의 보도도 미국 측의 긍정적 분위기를 반영한다. 하지만 몇 가지 핵심적인 사항에 대해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이것이 북한의 강한 불만으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반발이 북미 양자회담과 6자회담 재개로 잡힌 큰 흐름을 흐트러뜨릴 정도는 아닐 것이다. 폐연료봉 재처리 완료와 무기화 진전은 북한이 9월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낸 서한에서 밝힌 내용을 재탕한 것으로 파장이 제한적이다. 한미 양국 정부가 유엔안보리 1718호 및 1874호 위반이라면서도 신중하게 대처하는 것은 이런 판단 때문일 것이다. 북한의 강경 압박도 판을 깨기보다는 막판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술적 성격이 강해 보인다.

문제는 소모적인 샅바싸움이 길어지면 모처럼 형성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대화 동력이 상실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6자회담 재개와 핵 폐기에 대해 보다 확고한 약속을 받아낸 뒤 양자회담에 응하고 싶어하지만 북한이 우라늄 농축강화 등의 카드로 맞설 경우 화를 더 키우게 된다. 북한도 미국 내 보수강경파의 압박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오마바 행정부의 입장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북미 간의 힘겨루기 국면에 우리 정부가 할 일은 많지 않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남북관계를 활용해 6자회담 재개를 촉진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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