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박진 위원장에게 듣는다
(다보스=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 박 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31일 "세계경제의 패러다임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여야 정치권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초당적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한다"고 말했다.
다보스 포럼에 참가 중인 그는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초당적 공조가 있어야만 새 국제경제 질서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목소리를 내고, 개도국의 대표로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다보스포럼을 참관한 소감은.▲ 전례 없는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역사적 전환점에 개최된 포럼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29일 다보스에 도착해 한승수 국무총리와 `워싱턴 컨센서스의 종언' 세션에 참석했다. 우리나라가 IMF 위기를 겪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IMF 자체가 위기에 처한 상황을 보니 남다른 감회가 느껴진다.
이 토론에서는 시장경제와 무역자유화, 금융개방화로 상징되는 워싱턴 컨센서스가 죽은 것은 아니지만, 문제점들을 크게 보완해야 한다는 견해가 주류를 이뤘다. 특히 보호주의 회귀는 바람직하지 않고, 금융개혁도 각국의 사정과 여건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그리고 시장실패를 보완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을 어떻게 보는가.▲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 정부는 통화스와프 등을 통해 긴급 대처하고, G20 금융정상회의에 참석해 역할을 하는 등 세계경제의 변화 흐름에 동참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비롯해 체계적인 FTA 네크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도 느꼈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정부와 기업 간의 신뢰를 포함해 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중요할 것이다.
-- 기후변화 세션도 참관했는데.▲ 정부가 내세우는 `저탄소-녹색성장' 정책이 당면한 위기 극복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미래 한국경제의 발전을 위해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
교과서적인 진단과 처방만으로는 현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 위기 극복을 위한 정치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세계경제의 패러다임 변화가 뚜렷해 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 정치권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초당적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한다. 초당적 공조가 있어야만 새로운 국제경제 질서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목소리를 내고, 개도국의 대표로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세션 중 각국의 여러 인사들을 만난 것으로 안다.▲ 여러 세계적 석학들과 얘기를 나눠보니,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중국은 미국과 경쟁 및 협력의 틀 속에서 목소리를 더욱 크게 내고 있는 데 반해, 일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들이 많았다는 점이 흥미로왔다. 이 것은 국내 정치적 사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보였다.
여러 석학들은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국제 금융질서의 개혁 및 재편 과정에서 G20 의장국단의 일원이라는 점을 최대로 활용해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그들은 선진국들을 위주로 한 기존의 G7 체제가 그 효용성을 이미 상실해가고 있다면서, 새로운 국제 금융질서 형성 과정에서 G20 금융정상회의가 훨씬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표시했다.
이런 조언들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동시에 달성한 나라로서 개도국의 입장을 대변하기에 가장 좋은 위치에 있는 만큼, 국익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당장은 올 4월 런던 G20 정상회의를 잘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도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에 입각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G20를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세계경제의 중심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선진국에서 개도국으로 이전되고 있고, 한국의 위상과 발언권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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