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PL우유 품질차이 알고도 팔아

2009. 2. 1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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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차이 미세"…17일 판매 재개(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신세계 이마트가 품질 저하 논란으로 지난 10일부터 판매를 중단했던 PL(자체브랜드) 우유제품의 품질 차이를 공식적으로 시인했다.

이마트는 미세한 품질차이를 알면서도 그간 `일반브랜드와 동일하거나 더 우수하다'는 광고를 하며 소비자들에게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소비자들의 비판여론을 의식해 지난 10일 이들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으나 별다른 조치 없이 17일부터 슬그머니 판매를 다시 시작했다.

신세계 이마트 측은 18일 "PL제품 `이마트 바나나맛 우유'는 제조사인 빙그레 측과 애초부터 원유함량 80%로 개발된 제품이다"라고 말해 빙그레의 일반 제품과 약간의 차이가 있음을 시인했다. 빙그레의 일반 바나나맛 우유 제품은 원유함량이 86%다.

이마트 측은 "원유함량에서 미세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원유함량은 제조사별로 각자 다르고 중요한 것은 맛인데, 맛에 있어서는 전혀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매일유업이 생산한 흰우유 제품 `이마트 우유'의 경우에는 `매일우유ESL' 제품을 만드는 동일한 ESL 생산라인에서 생산된 것은 맞지만 우유등급에 있어서는 `매일우유ESL'가 1A등급, 이마트 우유가 1B등급으로 미세한 품질 차이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10여년간 이마트에 납품하는 PL제품을 우리 제품과 동일한 방식으로 생산해오고는 있지만 우유등급에 있어서 미세한 차이는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맛이나 영양 면에서는 거의 비슷하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결국 `미세한' 차이라고는 하지만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됐으며, 이마트 측이 제조사와의 합의하에 이와 같이 만들어왔다는 얘기다.

사실이 이렇다면 일반 제품과 완전히 동일하다는 말만 믿고 제품을 구매해온 소비자들은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소비자 이모(35.여) 씨는 "광고나 판촉 비용을 빼고 품질은 일반 제품과 똑같다는 말만 믿고 그동안 이마트 우유를 구입해 아이들에게 먹여왔는데, 사실은 차이가 있었다니 속은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마트는 공식적인 입장 표명도 없이 이들 제품을 다시 판매하기 시작했다.이마트 측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사실 여부 확인차 판매를 중단한 것이지 제품에 하자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며 "확인 결과 공장 생산라인이 다르다거나 원유에 물을 탔다거나 하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맛과 품질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판매를 재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마트 측의 주장대로 PL제품이 맛과 품질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다고 해도 논란은 남는다. 미세한 차이라도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면서 소비자들을 상대로 `일반브랜드와 동일하거나 더 우수하다'는 식의 광고를 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PL제품은 일반 브랜드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품질을 지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격수준 등을 고려하면 완전히 같을 수는 없다"며 "제조사와 유통업계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바람직한 방식의 생산모델임은 분명하지만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일반브랜드와 동일하거나 더 우수하다'는 식의 광고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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