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기술 날개 단 제품들 "경제 먹구름 뚫고 난다"
[한겨레] 올해의 업종별 기대주
'너만 믿는다.'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온통 어둡고 먹구름만 잔뜩 낀 세상. 마치 난공불락의 상대팀 투수의 괴력에 짓눌려 이렇다할 타격기회를 찾지 못하는 꼴이다. 이럴 때일수록 꽉 막힌 분위기를 한순간에 뒤집을 수 있는 '한방' 타자가 너무도 그리운 법.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겨둔 비밀병기라면 더욱 좋다. 2009년, 위기 돌파의 특명을 부여받은 업종별 '선봉장'은 과연 누구일까?
하이브리드카 7월 출시 '첫 성적표' 기대SSD·발광다이오드도 가격 등 단점 극복
■ 자동차 = 하이브리드카
하이브리드카가 올해 드디어 소비자 심판대에 올라선다. 아반떼 엘피아이(LPI) 하이브리드가 7월에, 포르테 엘피아이 하이브리드가 10월에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아반떼 엘피아이는 국내 첫 양산형 하이브리드카 모델로, 앞으로 하이브리드카의 성적표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액화석유가스(LPG)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해 리터당 21.3㎞(가솔린 환산 기준)의 높은 연비를 자랑한다. 엘피지 기준으로 ℓ당(850원) 18㎞대의 연비를 낸다고 가정하면, 대략 1만원으로 200㎞ 정도를 달릴 수 있는 셈이다.
앞으로 관련 기술의 발전 전망도 밝은 편이다. 최대한 오래 가면서도 가볍고 작은 용량의 배터리를 만들어내는 게 관건인데, 엘지화학 등 국내 업체들은 빠른 속도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5년 이내에 집에서 충전한 전기로 달릴 수 있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자동차용 배터리 개발에 속도가 붙은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 반도체 =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반도체 업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는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대체할 차세대 저장장치다. 부팅 속도도 빠르고 충격·소음 등 모든 면에서 하드디스크를 앞지른다.
그간 성공적인 데뷰에 걸림돌이었던 '비싼 가격'과 '적은 용량' 문제도 빠르게 해결되는 중이다. 지난해 256기가바이트 에스에스디까지 양산되면서 웬만한 데스크톱 피시(PC)에 사용하는 데 전혀 손색이 없어졌다. 256기가바이트의 저장 매체에 에이치디(HD)급 영화 25편을 저장한다고 가정할 경우, 에스에스디는 약 21분 만에 임무를 수행해낸다. 기술이 축적되면서 가격도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올해엔 인텔이 넷북·노트북·서버·스토리지 등에 함께 적용될 제품군을 내놓고 삼성전자·도시바는 512기가바이트 제품까지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 에스에스디 시장이 한단계 뛰어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 전기 = 발광다이오드
몇년째 '기대주'란 이름만 따라붙었던 발광다이오드(LED)도 올해엔 활짝 날아오를 전망이다. 발광다이오드의 쓰임새가 단순한 조명기구를 넘어, 티브이·자동차의 주요 부품에까지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엘이디는 전력 소모는 백열등의 6분의 1 수준에, 수명은 5~10배인 5만~10만 시간이며 납·수은 등 유해물질이 없는 친환경 광원이다. 광효율과 가격경쟁력이 다른 광원에 비해 떨어진다는 게 그간의 단점. 하지만 올해 광효율이 90~100루멘/와트(lm/W)에 이르는 엘이디 제품이 출시되면, 형광등과의 가격 차이도 5~6배까지로 좁혀질 전망이다. 각 티브이업체들은 경쟁적으로 백라이트유닛에 기존의 형광램프 대신 엘이디를 채용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일본의 니치아나 독일 오스람이 선도하는 엘이디 시장에서, 국내 업체로는 엘지이노텍과 삼성전기 등이 엘이디칩 생산능력까지 갖추고 도전하는 상황이다. 서울반도체나 화우테크 등 중견기업들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상태다.
■ 정보통신 = 위치기반서비스
낯선 곳에서 휴대전화나 피엠피(PMP)를 들고 있으면, 평판이 좋은 인근 카페와 맛집을 알려준다. 위치 인식기술이 정보통신기술을 만나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휴대정보 단말기는 대부분 무선랜(와이파이)과 위성항법장치(GPS)를 달고 있다. 실제로 아이폰용 앱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소프트웨어의 40%가 이러한 위치기반서비스(LBS)다. 국내 포털들도 앞다퉈 지도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기존의 유선인터넷 환경이 모바일로 옮아감에 따라 광고와 연계해 수익모델화가 가능한 위치정보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다. 엠앤소프트 등 기존의 지도제작 업체들도 전자지도업체에서 통신서비스와 결합한 종합 위치기반 서비스로의 도약을 준비중이다.
최우성 김영희 구본권 기자 morgen@hani.co.kr
세상을 보는 정직한 눈 <한겨레> [ 한겨레신문 구독| 한겨레21 구독]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