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각본대로 '최대 황금시장' 내줬다
ㆍ한국이 질낮은 고기 소비처로 전락…美정부·축산업계 FTA연계 시나리오
미국 축산협회(NCBA)가 멕시코와 일본을 제치고 한국이 자국산 쇠고기 1위 수입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 축산업자들은 일본과 멕시코는 당분간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기 어려운 만큼 한국이 자국산 쇠고기의 최대 소비처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낸 것이다.
특히 2003년 광우병 발생으로 우리나라에 쇠고기를 수출할 수 없었던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미 쇠고기협상을 통해 한국의 쇠고기 시장을 완전 장악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 드러난 미국의 쇠고기시장 장악 의도=27일 경향신문이 단독입수한 미 축산협회의 '한국의 FTA' 보고서는 미 축산업자들의 양면성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 없이는 FTA도 없다"며 한·미 FTA 체결의 훼방꾼 노릇을 하던 미 축산업자들은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 뒤에는 기존 입장을 180도 바꿔 한·미 FTA 조기비준을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이다.
미 축산협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그레그 더드는 보고서를 통해 "한·미 FTA 비준을 위해 의회를 압박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 FTA를 '축산협회의 5대 시장 접근계획' 중의 하나라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미국은 2003년 광우병 발생으로 한국으로의 쇠고기 수출 길이 막히자 30개월 미만 뼈 없는 쇠고기의 한국 수출→국 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광우병 위험통제국' 지위 획득→ 한·미 FTA 비준조건으로 한국에 쇠고기 시장 전면개방 압박→한국의 까다로운 위생검역 절차 무력화→한·미 FTA 비준을 통한 관세 철폐 등의 치밀한 각본을 갖고 있었던 셈이다. 우리 정부는 이 같은 미국 측의 의도를 간파하기는커녕 한·미 FTA체결에만 급급한 나머지 한·미 쇠고기 협상을 통해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허용, 도축장 승인권 및 취소권 이양 등 검역주권을 미국에 넘겨주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 미국산 쇠고기 최대 수입국 되나=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기 전 각 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2003년 기준)을 보면 일본이 13억9126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멕시코(8억7435만달러), 한국(8억1457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미 축산협회는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로 한국으로 자국산 쇠고기를 10억달러 이상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의 최대 소비처가 될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미 축산협회가 한국을 자국산 쇠고기의 최대 수입국으로 지목한 것은 멕시코와 일본으로는 당분간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출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미국 내에서는 거의 소비되지 않는 30개월 이상 쇠고기와 내장 등 부산물을 수입하는 유일한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강진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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