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청약통장' 300만장 팔고도 400억 원 손해

2009. 5. 22. 10: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CBS경제부 정영철 기자]

은행들이 지금까지 만능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 300만장을 판매하면서 400억원 이상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됐다.

은행들은 만능청약통장을 위탁판매하면서 1계좌당 6천600원을 정부로부터 받지만 실제로 통장을 개설하는 데 드는 비용은 2만원이상이기 때문이다. 통장 하나를 팔때마다 1만3천400원 이상의 손해를 보는 셈이다.

은행들은 청약통장 고객을 상대로 향후 예.적금, 펀드, 보험 등 다른 상품을 팔아서 손실을 메워야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청약통장은 1계좌 트는데 드는 관리회계상 원가는 2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차이가 다소 있지만 대부분 2만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부부처인 국토행양부에서 계좌 개설 수수료도 6천600원정도만 지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청약통장 하나를 팔때마나 1만3천400원 이상을 손해를 보며 판매량이 늘어날 수록 손해액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300만장이 팔린 점을 감안하면 은행 전체가 402억원의 손해를 봤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여기에 은행들이 지출한 마케팅, 홍보비용 등을 더하며 손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은행들이 청약통장에서 큰 손해는 보는 것은 지난해 초 청약통장 수탁사업을 입찰 과정에서 수수료가 예상가(1만3200원)의 50%에서 책정됐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토부가 어차피 사업자로 선정된 은행들의 입찰가격을 평균내 수수료를 준다고 했기 때문에 은행들은 안전하게 낙찰받기 위해 수수료를 반값만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수탁업무를 맡은 우리, 신한, 하나, 기업, 농협 등 5개 은행들은 당장의 이익보다는 미래 수익기반을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나중에 청약통장을 개설한 고객에 예금.적금, 펀드, 보험 등 다른 상품을 팔아 수익을 내겠다는 생각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나이제한이 없어 미성년자가 많이 가입해 그만큼 잠재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결국 마케팅 기회도 넓어지고 다른 상품을 판매할 수도 있어 꼭 손해라고만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탁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한 은행측은 "인터넷이 발달해 고객들이 갈수록 금리 등 상품자체를 비교하며 선택하고 있어 통장 고객이 유효고객이 된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통장 판매에서 보는 손실을 충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steel@cbs.co.kr

'실적'에 눈 먼 은행들, 인턴에게도 '영업 강요'

'만능청약통장' 소득공제혜택, 청약저축과 동일 적용

"직원당 200개 유치해라"…만능청약통장 유치戰 과열

"만능청약통장, 만능 아니다…5년 뒤 독(毒)될 수도"

만능청약통장, 富대물림에 제격(?)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