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바꾼 1989년"<타임>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20년 전에 일어난 사건들이 현재의 세계에도 영향력을 미치는 동력을 촉발시켰다."
시사주간 타임은 최신호에서 1989년을 '세상을 바꾼 해'라고 정의했다.이란의 이슬람혁명을 이끌었던 호메이니의 타계, 중국의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 폴란드의 자유노조 압승에서 촉발된 동유럽 공산주의의 붕괴 등 세계 민주주의의 확산과 유럽 통합의 기폭제가 된 중요 사건들이 바로 1989년에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1989년은 이란의 이슬람의 왕정을 무너뜨리고 공화국을 세운 '혁명의 아버지' 호메이니가 타계한 해다.
그해 6월 3일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는 8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몇 시간 뒤 그의 서거 소식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고 테헤란의 시민들은 슬픔을 표출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그와 엇비슷한 시각 베이징의 시민들은 6월 4일 일요일 아침에 일어난 일로 충격을 금치 못했다. 인민해방군이 톈안먼 광장에서 군중을 향해 발포하며 유혈 진압에 나서 학생 시위대를 초토화시킨 것이다.
한편, 슬픔과 공포가 각각 테헤란과 베이징을 휩쓸었을 때, 폴란드인들은 희망의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헝가리에서는 1956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는 1968년에 소련이 시민의 개혁 요구를 탱크로 짓밟았지만, 1989년에 동유럽에 몰아친 변화의 물결을 막아낼 수는 없었다.
1989년 6월4일 폴란드 총선은 폴란드 공산정권의 종식은 물론 동구 공산권 붕괴의 신호탄이었다. 레흐 바웬사가 이끄는 자유노조(Solidarity)가 선거에서 압승하면서 폴란드 공산당 독재 체제는 사실상 붕괴했고, 그해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동유럽 공산주의는 역사적 종말을 맞았다.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은 마치 "10대가 지난해의 유행을 버리듯" 그렇게 낡은 관습을 청산해나갔다.
2차대전 이후 유럽을 갈라놓았던 냉전의 역사적 종말이 다가온 것이다.타임은 1989년에 몰아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현재 세계가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음에도 시장경제를 포기하고 계획경제를 택하는 대안을 상상할 수 없게 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타임은 1989년 이후 유럽의 중요성은 다소 감소했지만 지난 20년간 유럽에서는 평화가 확산되고 번영이 고루 퍼지는 등 '황금기'였다고 평가했다.
일례로 1989년 회원국이 12개에 불과했던 유럽연합(당시는 유럽공동체)은 현재 회원국이 27개로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유럽국가들 사이에서는 대립이 사라지고 타협과 협상이 일상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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