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칸〉[여기 어때]해남 두륜산, 한라산이 잡힐듯..절경 품은 땅끝 전망대
ㆍ삼면으로 바다 볼수있는 '남도의 명산'
ㆍ대흥사로 가는 '구림구곡' 신선 세계 걷는듯
ㆍ견고한 요새같은 '도솔암' 풍광도 압권
백두대간이 남쪽으로 숨 가쁘게 내달리다 땅 끝에서 다시 한 번 우뚝 솟은 산이 두륜산(해발 703m)이다. 소백산맥 남단 해남반도에 있다. 남도에서는 보기 드문 고봉준령과 울창한 수목을 자랑한다. 게다가 여타의 명산 못지않게 풍광도 압권이다. 첩첩산중 너머 남해바다와 제주도 한라산까지 한눈에 잡히는 조망은 감탄스럽기까지 하다. 해남은 땅끝마을 외에 명찰과 명산, 문화유적지 등 둘러볼 곳이 제법 많아 산행을 핑계 삼아 철지난 여름휴가를 여유롭게 다녀올 만하다.
두륜산은 흔히 대둔산 또는 대흥산으로도 부른다. 산자락 초입에 대흥사(일명 대둔사)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대둔산은 두륜봉을 비롯해 가련봉, 고계봉, 노승봉, 도솔봉, 연화봉 등 두륜산의 여덟 봉우리 중 하나.
봄의 춘백, 여름 녹음, 가을 단풍, 겨울 동백이 유명하다. 특히 수백 년 수령의 동백숲이 장관이다. 게다가 산정에서 바라본 거칠 것 없는 풍광은 남도의 여타 명산에 뒤지지 않을 만큼 압권이다.
두륜산 주차장에서 매표소를 지나면 대흥사다. 진입로가 길다. 아홉 굽이 숲길이라고 해서 '구림구곡(九林九曲)'이라 불리는 이 길은 2㎞에 걸쳐 측백나무와 편백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하늘을 보기가 쉽지 않다. 대흥사 코앞까지는 차로 갈 수 있지만 유유자적 숲길을 걷는 맛이 쏠쏠하다.
13대종사와 13대강사의 부도와 비를 모신 부도밭을 지나 영화 '서편제' '장군의 아들'을 촬영했던 유선장여관을 지나간다. 대흥사 주변에는 남도 최대 규모의 북가시나무숲이 있다.
산행은 대흥사를 기점으로 부채꼴로 등산로가 나 있다. 두륜산의 등산로는 짜임새가 탄탄해 이리저리 봉우리를 갈아타는 맛이 제법이다. 또 확 트인 전망과 운치 있는 암자를 곳곳에서 만나 산행의 묘미가 남다르다. 하지만 바위 봉우리가 많아 등반이 만만찮다.
산행 전후로 꼭 들러볼 곳이 대흥사와 일지암. 불, 바람, 물 등 삼재가 들지 않는다는 대흥사는 신라 진흥왕이 어머니 소지부인을 위해 544년 아도로 하여금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북미륵암마애여래좌상(보물 제48호)과 북미륵암삼층석탑(보물 제301호), 응진전전삼층석탑(보물 제320호) 등의 문화재가 있고 서산대사의 영정을 모신 표충사가 자리하고 있다.
해탈문을 지나면 정원처럼 꾸며진 연못과 당우가 한눈에 잡힌다. 절집 주위로 숲이 우거졌다. 그 뒤로 가련봉과 노승봉, 두륜봉이 바람에 밀려 온 구름 위에 떠 있다.
대흥사에서 눈여겨 볼 것이 당우에 걸린 편액. 무량수각은 추사 김정희의 친필이고 표충사는 정조대왕, 대웅보전은 이광사, 가허루는 이삼만의 글씨다.
다성(茶聖) 초의선사가 머물렀던 일지암은 산자락 중턱에 있다. 암자 앞 언덕에는 정갈하게 가꿔놓은 차밭이 있고 뒤편에는 초의선사가 차를 달일 때 쓰던 샘물인 '유천'이 있다. 초의선사는 이곳에서 40년 동안 머물면서 '동다송(東茶頌)'과 '다신전(茶神傳)'을 집필했고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과 함께 차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발아래 펼쳐진 대흥사 전경이 그림 같다. 초의선사의 맥을 잇기 위해 암자에 머물고 있는 스님을 만나면 차 한 잔을 맛볼 수 있다.
두륜산 산행은 2가지. 등반로를 따라가는 것과 케이블카를 이용해 고계봉에 올라 하산길을 정하는 방법이 있다.
대흥사에서 북암, 가련봉, 두륜봉, 진불암, 일지암을 거쳐 다시 대흥사로 돌아오는 코스가 부담 없다. 또 대흥사에서 북미륵암, 오심재, 노승봉, 두륜봉, 구름다리, 일지암, 대흥사로 이어지는 코스도 많이 찾는다. 대략 5~6시간 걸린다.
케이블카 승강장은 대흥사로 가기 전 집단시설지구에 있다. 케이블카 길이는 총 1.6㎞. 설악산보다 500m 긴 국내 최대 규모다. 50인승 2량이 왕복 운행하는 케이블카는 고계봉 정상 아래 해발 570m까지 8분 만에 오른다. 종점에 내리면 나무 계단이 정상까지 이어져 있다.
고계봉 정상 옆에는 전망대를 세웠다. 삼면으로 남해바다를 볼 수 있는 조망은 흥분을 일으킬 정도. 한반도 땅끝까지 이어진 산줄기와 남해바다 위에 점점이 떠있는 섬, 저 멀리 제주도 한라산까지 한눈에 잡히는 풍광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고계봉 산행은 오심재로 내려가 노승봉으로 이어가는 코스가 일반적. 여기서 가련봉을 거쳐 만일재로 내려서면 부담이 없다. 만일재 서쪽 길은 만일암터를 거쳐 대흥사로 이어지고 왼쪽은 북일면 흥촌리 삼성마을로 내려선다.
해남에서 풍광이 좋기로 유명한 곳 중 하나가 도솔암.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가볼만하다. 달마산 품에 안긴 도솔암은 미황사의 열두 암자 중 하나. 찻길이 코앞까지 뚫린 암자는 미황사를 창건한 의조화상이 도를 닦으며 낙조를 즐겼다고 전해진다.
암자는 석축을 쌓아올려 평평하게 만든 곳에 자리 잡고 있다. 그 모양새가 마치 요새 같다. 정상부에 위치해 구름이라도 걸치면 선계에 와 있는 듯 착가마저 든다. 암자 아래에는 일년 내내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용담'이라는 샘이 있다.
요사채에서는 하룻밤 묵어갈 수 있다. 암자에 머물고 있는 법조 스님은 "완도 쪽에서 밀려오는 낙조는 마치 판화를 보는 듯 장관"이라고 말했다.
< 해남 | 글·사진 윤대헌기자 caos999@kyunghyang.com >▲찾아가는 길서울→서해안고속국도로→목포IC→2번 국도 강진방향→성전→13번 국도 해남→827번 지방도로→두륜산
▲주변 볼거리땅끝관광지, 고산유적지, 우수영관광지(명량대첩지), 고산 윤선도 유적지, 우항리공룡화석지, 고천암호 철새도래지, 해양자연사박물관, '허준' 촬영지 등
▲맛집80년 전통의 천일식당(061-536-4001)은 떡갈비와 불고기정식이 유명하고 대흥사 앞 전주식당(061-532-7696)은 산채정식과 표고전골이 맛있다. 이외에 용궁해물탕(061-535-5161)과 진일관(061-532-9932), 태양정식당(061-535-4751) 등이 있다.
▲숙박대흥사에서 객사로 사용했던 유선장여관(061-534-2959)은 영화 '서편제'를 촬영했던 고택이다. 시설은 조금 낡았지만 산중에 위치해 운치가 있다. 이외에 남흥각(061-534-5222), 산장모텔(061-535-3131), 두륜각(061-535-0080), 그린장(061-533-3344) 등이 있다.
▲문의해남군청 문화관광과 (061)530-5228- '역사적 해전 그대로' 이순신 장군 돼볼까 -'땅 끝에서 승리를 외치다!'전라남도와 해남군, 진도군이 공동주최하고 명량대첩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2008 명량대첩축제'가 10월11~14일까지 명량해협(울돌목) 일원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명량해전을 재현하는 것. 이를 위해 전라남도는 해군의 협조를 받아 200여척의 선박과 1300명을 동원, 실전과 같은 명량대첩을 선보일 예정이다.
행사 첫 날인 11일은 백의종군 후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복귀한 이순신 장군의 시가행진과 입성식이 열리고 개막제 '명량의 울림'과 명량대첩을 재현한 총체극 '명량대첩' '명량어울림 강강술래'가 잇따라 펼쳐진다.
또 진도 씻김굿을 비롯해 중국, 일본, 베트남, 러시아 등 5개국 10여개의 팀이 참여하는 '전남국제굿축제'와 전국 40개 팀이 한 자리에 모여 기량을 겨루는 '전국 강강술래 경연대회'가 11~13일까지 치러진다.
진도군 녹진광장에서 3일간 열리는 전남국제굿축제는 진도씻김굿, 서울새남굿, 제주도칠머리당굿, 남해안별신굿, 황해도만구대탁굿 등 국내 5개팀은 물론 중국 나당희, 브리야트공화국(러시아)의 브리야트샤먼 등 4개국 4개팀의 공연이 어우러지고 굿음식체험 행사도 마련돼 있다.
특히 3만여명이 동시에 참여하는 최대 규모의 '명량어울림 강강술래'(인간띠 기네스북 등재 신청)는 해남과 진도에서 각각 출발한 강강술래 무리가 진도대교 위에서 합쳐져 장관을 이룰 예정이다.
이외에 울돌목 체험과 함거, 옥살이 체험, 들독 체험, 무과시험, 주먹밥 만들기, 신호연 만들기 등의 체험행사와 함께 명량대첩 마라톤대회, 자전거경기대회, 사진촬영대회, 사생대회, 백일장, UCC공모전 등이 부대행사로 마련돼 있다. 홈페이지(http://myeongryang.com)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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