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弗에 '6.15논리' 내건 北속내 관심

2009. 6. 2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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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용 가능성 희박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5억달러를 어떻게 할 것인가.'남북이 19일 개성공단 실무회담에서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 가기로 했지만 북한이 개성공단 토지임대료로 요구한 5억달러는 21일부로 84일째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 문제와 함께 `화약고'로 남아 있다.

북한은 19일 회담에서도 `5억달러' 문제를 우선적으로 논의하자는 주장을 반복했다.현대아산.토지공사와 맺은 계약에 따라 이미 1천600만달러가 완납된 토지임대료와 관련, 북한이 우리 정부 당국자들을 불러 놓고 터무니없는 액수를 요구하는 `논리'는 북한 매체들의 보도를 통해 어느 정도 드러났다.

조선중앙TV 등은 지난 19일 실무회담 결과를 보도하면서 개성공단 땅이 갖는 정치.안보적 가치를 강조한 뒤 "개성공단 사업을 재검토, 재협상하지 않으면 안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남측 당국이 6.15공동선언(2000년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을 전면 부정한 데로부터 초래된 것"이라며 "6.15를 부정한 당사자인 남측 당국이 개성공단 사업을 책임지고 재협상에 나서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보도했다.

결국 `남측 정부가 6.15를 부정하기 때문에 6.15정신에 따라 제공한 개성공단 관련 혜택을 거둬 들일 수 밖에 없으니 남측 정부가 6.15를 존중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5억달러를 부담하라'는 논리로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북한이 개성공단과 6.15를 연계한 속내에는 6.15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전환시키려는 의도가 개입됐을 수도, 남측으로부터 현금 또는 현물 지원을 받아 내겠다는 것일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두가지 해석 중 후자에 주목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지난 16일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을 위한 공동 비전'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명시한 것 등으로 미뤄 볼때 우리 정부가 대북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꿀 여지는 거의 없다는 점을 북한도 모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북한 핵도발에 맞서 북한의 자금줄 옥죄기에 나선 지금 정부가 북한의 5억달러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 정부는 19일 회담에서 제시한 개성공단 발전 3대 원칙 중 하나로 `정치.군사적 상황에 영향 받지 않고 경제 원리에 따라 발전을 추구한다'를 포함시켰다. 이 원칙에 비춰봐도 개성공단에 정치.군사 논리를 결부시킨 북한의 `5억달러' 요구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결국 폐쇄위기는 일단 넘긴 개성공단이 `현상유지' 또는 그 이상을 할 수 있을지는 북한이 다음 협상에서 이 5억달러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북측이 5억달러 요구를 시급히 관철하기 위해 남측을 압박할 경우 개성공단과 관련한 다른 생산적인 대화가 이뤄지기 어렵다는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반대로 북한이 5억달러 요구를 강하게 제기하지 않고, 개성공단 숙소.탁아소.출퇴근 도로 건설 등 접점을 찾기 쉬운 현안부터 논의하려는 태도를 보일 경우 실질적 대화의 여지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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