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빠진 청와대 행사 MB어천가?

2009. 6. 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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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종교지도자 간담회…"대통령 성공해야" 박수치며 끝내

[미디어오늘 류정민 기자]"지식인의 상징인 대학교수 분들이 시국선언을 한다면서 왜 북한의 세습이나 핵실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4일 이명박 대통령과 종교지도자 간담회 결과 브리핑을 통해 참석자들의 얘기를 전했다. 서울대 교수들이 민주주의 위기를 걱정하며 시국선언을 한 것과 관련해 종교지도자 한 명은 북한 세습과 핵실험 문제를 언급하며 의문을 제기했다는 게 이 대변인의 설명이다.

이 대변인이 전한 내용 중에는 이 대통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예산 낭비와 국민 소통 부족 등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쓴소리에는 "대통령이 불철주야 어려운 시기에 노력해서 일하고 계시지만 무엇보다 심장부가 잘 해 줘야 한다"면서 청와대 참모의 문제를 지적한 내용도 담겨 있었다.

이 대통령 가려운 곳 긁어준 종교지도자들?

▲ 이명박 대통령은 4일 청와대에서 종교지도자 오찬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출처-청와대

이 대변인이 전한 종교지도자들의 얘기에는 이 대통령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내용도 적지 않았다. 이날 종교지도자 간담회에 참석한 인물은 엄신형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개신교), 운산 태고종 총무원장(불교), 김희중 주교(천주교), 최근덕 성균관장(유교), 이성택 교정원장(원불교), 김동환 교령(천도교), 한양원 민족종교협의회장 등이다. 이 대변인은 종교지도자 누가 어떠한 얘기를 했는지 실명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 대변인은 한 참석자의 얘기를 전하며 "노 대통령 서거 정국에서의 일부 방송의 보도태도에 대해 근본적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문제지적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또 다른 참석자 얘기를 통해 "부정부패를 단속하는 일이 마치 큰 잘못인 것처럼 몰아가는 분위기는 정의롭지 못한 것이다. 말없는 다수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라는 얘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인터넷 문화 틀 속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줘야"

이 대변인은 "최근 상황에 대해서 말씀들이 있었는데 어떤 한 분이 '우리 젊은이들이 인터넷 문화의 틀 속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젊은 사람들이 인터넷 게임에 몰두하는 데에서 벗어나서 세계를 향해서 꿈을 펼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에 대해 다른 분들은 '국민들의 건강한 의사를 대변할 수 있는 이른바 국민기구―시민운동기구를 종교단체가 앞장서서 만들어야 되는 것 아닌가'라는 얘기도 하셨다"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종교계 지도자 한 분이 "지금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국제질서의 줄이 다 흐트러져 있다. 오히려 이렇게 줄을 다시 새로 세울 수 있는 과정에서 우리가 앞서 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격려의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불교계 대표하는 조계종 총무원장은 행사 불참

이 대변인은 "'여러 가지로 어려운 때이지만 대통령이 성공해야 나라가 성공한다'면서 같이 힘내라고 박수를 치면서 끝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리에서 "뜻밖의 국사로 인해서 많이들 상심하셨을 것"이라며 "(종교지도자들의 조언을) 잘 새겨서 앞으로 국정운영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불교계를 대표하는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은 이날 행사에 불참했다. 청와대는 조계종 총무원장이 이날 행사에 빠진 이유와 관련해 "정부에 대한 불만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이명박 정부와 불교계의 불편한 관계를 고려할 때 이유 있는 불참이라는 게 불교계 주변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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