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 단풍, 알뜰하게 제대로 즐기기

2009. 11. 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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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시내버스-셔틀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단풍터널과 3개 등산코스, 먹거리.볼거리도 많아(정읍=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11월 첫날부터 비와 함께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일교차가 커지면서 전북 정읍의 내장산 단풍이 제 색깔을 드러내 만산홍엽 그 자체다.

내장산 단풍을 즐기려는 관광객은 내주까지 평일 2만-4만명, 주말.휴일은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자칫 '사람과 차량만 보는 짜증여행'이 될 수도 있지만, 준비하기에 따라서는 단풍은 물론 볼거리와 먹거리까지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김경환(39)씨는 작년 이맘때 주말에 아내, 아들을 승용차에 태우고 내장산을 찾았다가 차량 행렬에 묻혀 단풍 구경은커녕 하루종일 짜증만 내다 돌아갔다.

이에 올해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철저한 계획을 세웠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발품을 팔면서 단풍을 제대로 감상하고 한우고기와 산채비빕밥 등 먹거리도 빼놓지 않기로 했다.

김씨는 작년에 연료비와 통행료 등으로 적지 않은 돈을 쓰면서도 12시 넘게 운전대를 잡아야 했다.

◇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 이용김씨 가족은 4일 오전 8시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호남선 KTX에 탑승, 여유롭게 가을 경치를 만끽하면서 2시간 10분만에 정읍역에 도착했다. 요금은 1인당 3만2천원. 만약 무궁화호 기차를 이용하면 요금은 40% 절약되지만 시간은 3시간 반가량 걸린다. 이번 주말.휴일에는 서울역(6시44분)과 동대구역(7시5분)을 출발하는 관광열차도 운행한다고 들었다.

정읍역에 도착한 김씨 가족은 역전 건너편 승강장에서 20분 간격의 시내버스(1천100원)를 탔다. 공용터미널과 시내를 통과해 내장산까지 가는 시내버스는 행락객과 차량으로 넘쳐나는 도로를 1시간20분(평소 20분) 동안 달려 내장산 아래 제5주차장에 도착했다. 무료 셔틀버스를 타려는 행락객이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25-45인승 셔틀버스는 언제 벗어날지 모를 정도로 주차장이 돼버린 도로(위쪽은 남은 주차공간이 없어 더 난리다) 옆으로 난 전용도로(3km)를 5분여 만에 주파했다.

버스를 내려 500m 거리의 매표소까지 가는 보도에는 나이 지긋한 주민과 노점상이 나와 복분자, 감, 대추, 청국장 등을 싸게 팔고 있었다.

◇ 내장산 오색 단풍과 탐방코스김씨 가족은 한 식당에서 15가지 넘는 산나물을 넣은 5천원짜리 '산채비빔밥'을 먹고 매표소 앞 주차장에서 무료 단풍열차를 탔다. 공원관리사무소 직원은 "전기로 달리는 친환경 단풍열차는 내주(15일)까지 내장산국립공원 경내 2.3km를 수시로 왕복한다"고 설명했다.

열차 길을 따라 이어진 단풍은 빗물을 머금어 빨강.노랑.주황색을 진하게 발했다.'신선이 놀고 갔다'는 우화정 물가에서 카메라에 추억을 담은 뒤 본격적인 탐방에 나섰다.공원관리사무소가 추천하는 단풍 탐방 코스는 네 개.단풍터널 코스 (내장사 일주문-벽련암-내장사, 1시간 30분, 33.7km), 서래봉 코스 (일주문-서래봉-불출봉-내장사-일주문, 3시간, 5.8km), 신선봉 코스 (일주문-신성봉-까치봉-일주문, 4시간, 7km), 능선일주 코스 (일주문-서래봉-불출봉-연지봉-장군봉-유군치-관사, 8시간, 11.7km).

일행은 평지이면서 단풍나무로 이어진 '단풍터널'(20-50년생 나무 수천그루가 내장사 앞까지 터널을 이르고 있어 붙여진 이름)을 택했다. 갑작스런 추위로 나무가 더 울긋불긋 물들어 딴 세상에 온 느낌이다.

나머지 코스는 아쉽지만 힘이 들 것 같아 케이블카(왕복 6천원)로 연자봉에 올라 감상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산봉우리마다 빨강.노랑 단풍 물결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고 그 물결은 산 아래 내장사로 이어졌다. 샛노란 단풍나무 아래서 절을 올리는 관광객이 북새통을 이루는 대웅전 앞은 물론이고 절 어느 곳도 발 디딜 틈이 없다.

절을 나와 막걸리와 복분자 음료로 목을 축인 뒤 단풍열차를 타고 매표소 앞에 도착하니 벌써 오후 3시.

가족은 올 때와 역순으로 10분 정도 걸어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제5주차장에서 시내버스로 갈아탔다.

시내에 못 미쳐 내장산문화광장(14만5천㎡)에 마련된 국화축제장(2만㎡)을 들러 기린.곰.자동차 등을 형상화한 국화작품(11만점)을 감상했다. 축제장 한켠 식당에서는 정읍 자랑거리인 최고급 한우고기를 20-30%나 싸게 먹었다.

이 가족은 단풍객으로 만원인 시내버스로 정읍역에 도착, 6시23분 용산행 KTX에 몸을 맡기며 내장산 단풍여행을 마감했다.

내장산 단풍관광에 대해 자세히 알려면 정읍시(www.jeongup.go.kr)나 국립공원내장산관리사무소(☎063-538-7875, www.naejang.knps.or.kr), 코레일 기차여행 (www.korail.com)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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